[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장나라의 스펙트럼이 또 한 번 넓어졌다. 많은 대사량을 완벽하게 소화할 때까지, 이혼 변호사 차은경에 녹아들 때까지 수없이 고민했기에 가능했다. 똑부러지고 강단있는 모습이 '굿파트너' 차은경 그자체인 장나라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극본 최유나·연출 김가람)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장나라는 극 중 이혼 전문 변호사 차은경 역을 맡았다. 남편 김지상(지승현)의 불륜으로 인한 아픔을 겪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열연했다.
장나라는 이혼 전문 변호사 역할을 몰입도 있고 리얼하게 연기해 호평받았다. 그는 "이혼변호사이기도 한 최유나 작가님이 현재도 본업으로 하고 있는 일이라 대본이 너무나 친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 전, 이미 소통할 때부터 (대본에 대해) 사용 설명서처럼 얘기해 주셨다. 작가님은 열정적이고 순수한 분이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보통 궁금한 것들이 생기면 물어볼 수 있는 지인을 찾는데 작가 본인에게 물어보면 되니까 원투 시스템이었다. 주변이 모두 변호사였다"고 캐릭터 연구 과정을 얘기했다.
또한 장나라는 "저에겐 남지현이 있었다"며 후배 변호사이자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남지현 배우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안팎으로 많이 기댔다. 제목 그대로 굿파트너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고, 그 친구가 있었기에 제가 자유롭게 캐릭터를 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남지현, 한유리는 모두 믿음직스럽고 청렴하고 건강한 느낌이 강하다. 모든 것을 맡기고 자유롭게 놀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고 전했다.
남지현을 복덩이라 부르며 아낀 장나라다. 그는 "초반에 차은경이란 캐릭터 근처 갈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하긴 했다. 하지만 이 친구가 버티고 있으니 너무 자유롭게 풀려서 차은경을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가장 기억에 남고 애정하는 장면 역시 두 사람과 관련된 신이었다. 장나라는 "극 중에서 차은경이 이혼을 한 뒤 한유리 변호사에게 정식으로 고맙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눈물이 나는 장면이 아닌데, 그 신을 찍으면서 눈물이 그렇게 나더라. 드라마 제목답게 좋은 파트너를 만나 잘 끝냈다는 심정이었다. 특히 그 장면이 한유리와 차은경이었기도 하지만 장나라와 남지현이기도 했던 것 같다. '당신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는 대사가 있는데 제 마음이 그랬다. 찍는데 희한하게 눈물이 나더라. 보니까 남지현도 눈이 그렁그렁 하더라. 행복한 신이었다"고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장나라에게 남지현이 없어선 안 될 파트너였던 것처럼 동료 변호사 역할을 맡았던 배우 김준한 역시 든든한 '굿파트너'였다. 실제로 과거 가수 장나라의 무대에 드러머로 나섰던 김준한이다.
장나라는 당시 기억을 묻자 "뒤에서 드럼을 치고 있었던 건 몰랐다. 깜짝 놀랐는데 저는 까먹고 있었다. 웃겼다"며 내심 쑥스러워하기도. 그러면서 김준한에 대해 "16차원적도 되는 기묘한 매력이 있는 친구다. 워낙 연기를 잘하고, 현장에서도 젠틀하고 부드럽고,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타입이라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극 중 좋은 동료 관계로 남은 전개에 대해서도 만족스럽단다. 장나라는 "결실을 맺어 결말을 맺어야만 해피엔딩은 아니지 않나. 차은경 입장에선 그와 이미 너무 아름다운 관계인 것 같다. 서로 또 다른 의미의 굿파트너고, 너무 괜찮은 사람이라 친구로 쭉 가기 좋을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극 중 '굿파트너'만 있던 건 아니다. 바람 핀 남편 역을 실감 나게 연기해 대국민 사과까지 한 배우 지승현에 대해선 "너무 연기를 잘해서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살신성인의 자세로 자신을 내던져 속으로 다들 걱정했다. 막판에 사과까지 해서 죄송하더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실제로 지난 2022년 결혼해 유부녀이기도 한 장나라다. 그는 "저는 생활이 안정적이고 재밌어야 연기에 집중을 할 수 있다. 생활에서 우울하고 문제가 있으면 캐릭터에 집중을 못하겠더라. 괴리는 있지만 남편과 굉장히 잘 지냈기 때문에 오히려 안정적으로 연기를 잘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자신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얘기하기도 했다.
장나라는 인터뷰 내내 '굿파트너'를 함께 한 동료 배우, 스태프, 시청자들에 대한 무한 감사를 드러냈다. 특히 이번 '굿파트너'로 한층 깊어진 연기와 스펙트럼을 증명해 냈단 호평에도 자신은 부족하다며 공을 주변 배우와 스태프에게 돌린 그다.
"행운이었다"고 말하는 장나라의 말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심이었다. 의미도 깊었다. 그는 "너무너무 감사한 작품이다. 스태프들도 베테랑이고 성실하고 빠르게 하셨다. 배우들도 그렇고 쳐지거나 텐션이 느려지거나 한 것도 없었다. 또 10번 중 7~8번은 저녁 먹기 전에 끝났다. 모든 사람이 워라밸이 좋은 편이었던 거다. 만나면 웃으면서 얘기하고 굉장히 건강한 현장이었다. 만난 동료들도 사람들이 순하고 특히 남지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마운 파트너였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행운이었다"고 밝혔다.
장나라는 '굿파트너' 흥행으로 SBS 연말 시상식 대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관련해 그는 "상 욕심은 멀리 던져 놓은지 오래다. 의도적으로 욕심을 가지려다가도 버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욕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삶이 재미없을 것 같더라. 하지만 제가 가진 가진 욕심은 상보다는 작품이 잘 되고 연기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 하는 거다. 다음엔 조금 더 색다르고 재밌는 작품이 들어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단 욕심은 있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대통령 해보고 싶어요. 고현정 선배님 되게 좋아해서 '히트'라는 드라마를 너무 재밌게 봤어요. 적절한 로맨스, 적절한 스릴러가 담겨 너무 좋은 드라마죠. 그런 역할도 하고 싶고, 형사도 하고 싶어요. 마침 권력욕이 솟구쳐 오른게 '굿파트너' 대정 대표는 내가 될 줄 알았거든요. 권력에 대한 야욕이 생기면서 대통령을 하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는데, 재미난 걸 다 해보고 싶어요"(웃음)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