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생애 첫 정상에 오른 문정민이 우승 소감을 밝혔다.
문정민은 22일 경기도 파주의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629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8000만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한 문정민은 공동 2위 지한솔과 이준이(이상 7언더파 211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투어 첫 승.
문정민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첫 승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우승이어서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문정민은 우승을 확정 지은 뒤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는 모습이었다.
문정민은 올 시즌 상반기 톱10 3회를 기록하며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시즌 도중 개인사로 인해 후원사와의 계약이 해지됐고 공백기도 있었다. 지난달 한화 클래식부터 필드에 복귀했지만 복귀 후 4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에 찾아온 우승이기에 그 의미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문정민은 "최근 샷감이나 대회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서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런 것들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났다. 또 부모님 생각도 나서 그런 것 같다"고 눈물의 의미를 전했다.
첫 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공동 선두에 자리했던 문정민은 2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산뜻한 출발을 했지만, 5번 홀과 6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문정민은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않았다. 이후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으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이후 2타차 선두를 지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문정민은 "사실 어제 속이 안 좋아서 저녁을 거의 먹지 못했다. 오늘 아침에도 긴장돼서 빵 한 조각만 먹고 대회에 나왔는데, 티샷을 하니 긴장감이 사라졌다"며 "연속 보기도 했었지만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정신을 잡고 쳤다"고 최종 라운드를 돌아봤다.
문정민은 또 "리더보드를 한 번도 보지 않았다. 17번 홀 홀아웃을 했는데 갤러리들이 '마지막 홀만 열심히 하면 우승'이라고 해서 선두권에 있다고 생각했다"며 "18번 홀 그린에 올라가니 2타 차 선두여서 많이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의 의미도 전했다. 문정민은 "루키 시즌 때도 우승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다 놓쳤다. 올해도 기회가 있었지만 잡지 못해서 더 간절했고, (오늘) 신중하게 했던 것 같다"며 "1승을 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앞으로의) 대회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도 생겨서 성적도 더 잘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문정민은 "앞으로 꾸준하고 성실한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골프는 내 인생의 전부다. 나는 골프가 안 될 때 가장 힘들고, 골프가 잘 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전하며 우승 기자회견을 마쳤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