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가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와 계약을 해지했다.
수원FC는 1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손준호와 상호 합의 아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최순호 단장은 입장문을 통해 "9월 10일 발표된 중국축구협회의 손준호 선수 징계 발표와 관련하여 구단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이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 아래 지금까지 진중한 자세로 숙고하는 시간을 보냈다"며 "한 시즌을 열심히 달려온 우리 선수단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경기 외적인 혼란을 더 이상 드릴 수 없다는 판단 중에 구단과 종료 선수 및 팬분들을 생각한 손준호 선수의 계약 해지 요청에 따라 구단도 이를 받아들여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수원FC 팬 여러분과 모든 한국 축구 팬 분들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손준호는 승부 조작으로 불법적 이익을 얻었다며 지난 10일 중국축구협회에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다. 중국축구협회는 11일 FIFA(국제축구연맹)에 이 내용을 통지했다.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내용을 검토한 뒤 이를 각 회원국에 통보하면 손준호는 전 세계 어떤 리그에서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없다.
손준호는 중국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작년 승부 조작 혐의로 체포, 약 10개월 동안 구금됐다. 지난 3월 풀려난 그는 수원FC에 입단해 12경기를 뛰며 1골 1도움을 올렸다.
귀국 후 중국에서 받은 처벌 내용에 대해 함구하던 손준호는 중국축구협회가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리자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 공안 협박에 의해 거짓 자백을 했다"며 눈물을 흘렸지만, 오히려 논란이 증폭되는 결과를 낳았다. 승부 조작 혐의로 체포된 팀 동료 진징다오에게 20만 위안(약 3700만 원)을 받았던 사실을 인정한 손준호는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혀 여론은 급격히 싸늘해졌다.
손준호가 승부 조작 혐의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하면서 시민 세금에 의존해 운영하는 지자체 구단이 '혈세를 들여 승부조작 논란이 있는 선수에게 급여를 줬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손준호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선수 본인도 수원도 난처한 상황에 놓였고, 당초 FIFA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던 양측은 고심 끝에 올해 12월까지였던 계약을 조기 해지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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