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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장에선]'10%만 더' 삼성, '봉평장'서 해답 찾다
작성 : 2015년 01월 12일(월) 17:30

삼성 라이온즈 시무식

[경산=스포츠투데이 김근한 기자]의외였다. 으레 제일 높으신 분의 말씀으로부터 시작돼 단장과 감독, 그리고 주장의 각오로 이어지는 형식적인 시무식이 아니었다. 시무식에서 처음 나온 단어는 예상치 못했던 '봉평장'이었다.

삼성은 12일 오전 경산 볼파크 대강당에서 2015시즌 시무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무식에서는 다른 팀과는 다르게 단 두 가지 순서만 있었다. 전통재래시장인 '봉평장'의 환골탈태 사례 발표와 삼성 김인 사장의 시무식사로 이어졌다.

삼성 마케팅 팀이 준비한 이날 '봉평장' 발표에서 삼성은 변화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봉평장은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재래시장으로 1600년 중반부터 형성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효석 작가의 '메밀꽃 필 무렵'으로도 유명한 봉평장은 다른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매출이 50%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현대카드에서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봉평장을 다시 활성화시키려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년 6개월의 준비 과정 아래 현장 탐방과 다수의 워크샵을 통해 봉평장은 변화해갔다. 변화 후 매출은 30% 증가했고, 손님과 상인 수도 크게 늘어났다.

이런 봉평장의 사례에서 삼성이 주목한 점은 바로 겉으로 보인 변화가 아닌 상인들의 느낀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다. 오랜 시간 장사를 해온 상인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을 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그동안 느끼지 못 했다. 그러나 혁신을 위해 상인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설득했고, 상인들의 생각은 '해도 안 된다'에서 '하니까 되더라'로 변화했다.

삼성은 지난 2014시즌 프로야구 역사상에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구단은 4연패라는 업적이 혹여나 독이 되지 않을지 걱정하는 눈치였다. 4연패라는 결과에 감춰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그들은 강조했다.

김인 사장


오히려 정상의 자리에서도 삼성은 변화와 혁신을 더 부르짖었다. 김인 사장은 이어진 시무식사를 통해 변화의 방법까지 제시했다. 바로 '+10% 캠페인'이었다.

그는 "봉평시장의 환골탈태 사례를 통해 스스로 변화가 필요함을 느끼고, 변화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가장 변하기 어려운 곳이 전통 재래시장이다. 봉평시장의 사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지금 그대로 해왔던 것을 바꿔나가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가장 경계할 것이 '통합 4연패' 달성했는데 하던 거 그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자만심이다"라며 "우리를 맹추격하는 9개 구단에 위기의식을 갖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것이 오늘 시무식의 의미"라고 덧붙였다.

'+10% 캠페인'을 제안하는 김인 사장의 목소리에는 더욱 더 힘이 들어갔다. 그는 "타율 0.280에서 10%를 더하면 0.300이 넘는다. 이와 같이 안타 100개 쳤으면 안타 110개, 150이닝을 소화했으면 165이닝을 달성해야 한다"며 "사장부터 모든 직원들이 10%만 더 할 수 있으면 우리가 꿈꾸는 통합 5연패 달성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를 받은 유격수 김상수는 팀의 통합 우승, 도루왕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런 김상수도 '+10% 캠페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 시즌 결과는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만족 할 수는 없다"며 "공격과 수비 모두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안타 숫자를 10% 늘려서 3할을 꼭 치겠다. 반대로 지난 해 14개를 기록한 실책은 10%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류중일 감독도 "사장님이 10% 더 하자는 좋은 말씀 하셨다. 스프링캠프를 펼치는 괌에서도 선수들에게 '+10% 캠페인' 상기 시키겠다"며 "자만하지 않고 모두들 10%만 올리면 '통합 5연패'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번 시무식에는 투수진을 중심으로 1군 주요 선수 20여 명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자비를 내고 괌에서 개인 훈련 중인 상태다. 구단은 스스로 변화를 원하는 그들을 위해 시무식 참석이 아닌 현지 합류로 배려를 보였다. 최정상의 자리에서도 10% 더 나아가려는 삼성의 변화가 무섭게 느껴진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stoo.com
사진=이영훈 기자 rok6658@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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