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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中 공안 강압조사에 혐의 인정…승부조작 하지 않았다"
작성 : 2024년 09월 11일(수) 17:14

손준호 / 사진=권광일 기자

[수원=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수원FC)가 결백을 주장했다. 중국 측으로부터 허위자백을 강요받았다고도 폭로했다. 다만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손준호는 11일 경기도 수원의 수원시체육회관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승부조작 혐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손준호가 이번 사건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해 5월 중국 공안에게 체포됐던 이후로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손준호는 "오늘 진실만을 이야기하겠다.이렇게 터놓고 응어리를 밝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체포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처음 중국 공안에 체포될 당시 당황스러웠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더군다나 가족들 앞에서 체포가 돼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쇼크를 받았다"면서 "더 당황스러웠던 것은 체포 이유였다. 공안은 핸드폰으로 번역해서 뇌물수수죄로 체포한다고 보여줬다. 당시 무슨 말인지 싶었고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체포된 이후 손준호는 중국 공안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오랜 기간 구금돼 있어야 했다. 손준호는 이 과정에서 중국 공안의 강압조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손준호는 "중국 경찰은 말도 안되는 혐의를 제시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와이프가 외교부를 통해 체포돼서 내가 있는 구치소로 잡혀와 같이 조사를 해야 한다며 겁을 줬다"며 "핸드폰 속 내 딸과 아들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냐, 엄마까지 이곳에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냐'며 '아이들도 아빠가 보고 싶지 않겠느냐 그러니 빨리 인정을 하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에서 체포된 이후 가족들이 한국을 갔는지, 중국에 남아 있는지,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더욱 더 겁이 났고, 가족 생각이 났다"면서 "그때 다시 한 번 중국 경찰이 나를 회유했다. 너무나 겁이 났고, 살면서 이런 적도 처음이었다.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손준호는 자백 이후 3주가 지나서야 가족들이 고용한 변호사와 첫 접견을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앞서 조사에서 했던 자백이었다. 손준호는 "변호사는 '잘못도 없는데 왜 혐의를 인정했느냐,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진술을 번복하라'고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내가 너무 바보 같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빨리 나갈 수 있다는 생각과 가족에 대한 걱정,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안일한 판단을 했다"고 호소했다.

손준호는 자백을 번복한 뒤 더욱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손준호는 "그들에게 증거는 초기에 했던 압박 수사를 통한 나의 거짓 자백 뿐이었다. 이후 조사 내용도 매번 무의미한 내용의 반복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풀려나 한국에 돌아갈 수 있었던 과정에 대해서는 "재판이 있기 전 판사와 고위 간부를 만났다. 작은 죄라도 인정하지 않을 지에는 언제 여기서 나갈지 모른다고 말했다"면서 "승부조작이 아니고 개인 간의 금품 수수 혐의다. 나가서 선수생활을 이어 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약 10개월이 넘게 고된 환경에서도 혼자 한국인으로서 하루에 말 한 마디도 못하고 너무나 힘들게 생활했다. 심신이 모두 지쳐 더 이상 그곳에서 하루라도 빨리 탈출을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하루라도 빨리 대한민국 땅을 밟고 싶었고, 그 누구라도 그 순간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한다"고 전했다.

손준호는 또 "판사와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이 나가서 이 내용을 절대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된다. 발설 시 문제를 삼고 더 이상 축구를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후 형식적인 재판을 거쳐 석방됐고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손준호는 "이제서야 말씀드리게 돼 마음이 편하고 홀가분하다. 믿고 기다려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지금 말씀 드리는 까닭이며, 나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지금도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지지해 주셔서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나를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사실 만을 이야기 드린다. 국민 여러분 뿐만 아니라 축구계에서도 나를 믿고 도움을 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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