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홍명보호가 급한 불을 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오만을 3-1로 격파했다.
한국은 1승1무(승점 4)를 기록, 조 2위에 자리했다.
이번 9월 대표팀 소집은 3차 예선 첫 단추를 꿰는 경기들로 관심을 모았다. 한국은 팔레스타인, 오만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둬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계획은 첫 단추부터 어긋났다.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의 홈경기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에 그쳤다. 한국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 빅리거들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꾸렸지만, 팔레스타인의 단단한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안방에서의 무승부라 더욱 충격적인 결과였다.
팔레스타인전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만 원정에서의 승리가 필요했다. 그러나 오만 원정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황희찬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 했지만, 전반 추가시간 정승현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후반전 들어서도 좀처럼 그라운드의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다행히 한국은 후반 37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어 추가시간 주민규의 쐐기골까지 보태며 3-1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만약 한국이 오만전에서도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면, 한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도전은 미궁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북중미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팀이 48개국으로 늘어났다고 하지만, 첫 2경기를 2무로 출발한다면 본선 진출을 낙관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한국은 오만전 승리로 급한 불을 껐다.
홍명보 감독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과 말 바꾸기 논란으로 축구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팔레스타인전에서는 경기 내내 야유를 받기도 했다.
만약 오만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면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을 것이다. 물론 오만전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인 것이 사실이지만, 일단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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