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홍명보 감독의 변화는 실패로 돌아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오만과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날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오만전에는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 선수들은 몇 년 동안 같이 했고, 난 훈련을 하루 하고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 색깔보다는 선수들이 그동안 잘해왔던 것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선발 명단에서부터 드러났다. 우선 백 4에선 센터백 김영권, 풀백 황문기를 대신해 정승현과 이명재로 각각 바뀌었다. 미드필더에서도 정우영, 이재성이 빠지고 박용우, 황희찬이 들어갔다. 이강인은 전 경기에서 측면 공격수로 뛰었으나, 이번 경기에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이 바뀌었다. 원톱도 주민규가 빠지고 오세훈이 꿰찼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황희찬의 선발 출격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에서 뛰는 황희찬은 지난 팔레스타인전에선 후반 교체로 투입됐으나 특유의 돌파력을 앞세워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고, 이에 따라 오른쪽 날개로 이번 오만전 선발로 출전하게 됐다.
그리고 황희찬의 선발 기용은 성공적이었다. 황희찬은 오른쪽 윙어로 나왔지만, 공격 위치를 유기적으로 바꿔주면서 공간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전반 10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뒤 박스 바깥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전반 23분에는 선제골 장면과 같이 슈팅을 때리는 척을 하며 상대 수비르 속인 뒤 침투하던 황인범에게 스루 패스를 건네는 장면 역시 황희찬의 좋은 컨디션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황희찬을 제외한 변화된 선수들의 활약은 미미했다.
우선 이번 경기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던 오세훈에게는 아쉬운 경기가 됐다. 오세훈은 지난 팔레스타인전 후반 시작과 동시에 주민규와 교체 투입돼, 이강인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물론 득점까지 연결하진 못했으나, 이강인의 크로스를 여러 차례 헤딩으로 연결해 위협적인 공격을 시도했던 부분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선 이런 장점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강인을 통한 공격이 많이 나오지 않았을 뿐더러, 오세훈의 특기인 버티면서 볼을 연계하는 플레이 역시 자주 나오지 못했다. 그렇게 오세훈은 후반 22분 이재성과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쳤다.
수비 라인에서 선발 출전한 정승현과 이명재는 불안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나오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특히 정승현 쪽이 매우 불안정했고, 오만 역시 정승현이 있는 왼쪽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정승현은 전반 추가 시간 오만의 프리킥 상황에서 자책골을 범하기도 해, 더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황인범과 더블 볼란치로 선발 명단에 오른 박용우도 팀에 잘 녹아들지 못했다. 전반 27분 박용우는 공격 상황에서 볼을 빼앗겼고, 오만의 위협적인 공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결국 변화를 시도한 홍명보호의 선택은 황희찬의 선발 기용을 제외하고는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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