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한 경기 만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오만전 필승 의지를 다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서 오만과 맞대결을 펼친다.
경기 하루 전인 9일 무스카트의 시티 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홍명보 감독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순 없지만, 승점 3을 따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많은 논란 속에 10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의 출발은 최악이었다. 안방에서 열린 3차 예선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0-0 무승부에 그쳤다. 특히 경기 내내 야유가 쏟아질 정도로 여론이 좋지 못했고, 결과마저 뒷받침되지 않았다.
만약 이번 오만전에서도 시원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홍명보 감독의 행보는 조기 경질에 가까워질 가능성도 생긴다.
그럼에도 다행인 점은 팔레스타인전 부진에도,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시간이 많지 않아 선수들이 합을 맞추기 어려웠던 반면, 이번에는 보다 여유를 갖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홈 경기를 할 때보다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선수들 컨디션도 전체적으로 좋아졌다"며 "경기 운영, 전술적인 면에서 하루, 이틀 더 함께 훈련한 점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해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명보 감독은 "(왼쪽 풀백 자리만) 부상 선수(설영우)의 회복 속도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며 "다른 포지션은 대체로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객관적으로 한국과 오만은 전력 차가 크다. 오만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76위로 한국(23위)보다 53계단 아래에 있다. 그러나 만만히 볼 수 없다. 한국, 요르단과 함께 B조 2위권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이라크와 원정 1차전에서 0-1로 석패하는 등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게다가 늘 이변이 많은 중동 원정길이다.
긴장감을 유지한 홍명보 감독은 "오만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며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통해 결과를 가져오느냐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은 "쉽지는 않지만, 우리 선수들은 이런 부분에 대한 경험이 있다. 주축 선수들은 월드컵 최종예선 경험을 해 봤다"며 "우리 선수들을 신뢰한다. 선수들이 지난 경기를 잊고 경기에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침 무스카트는 홍 감독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다. 12년 전 2012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 짓고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았던 곳이 바로 오만 무스카트였다.
홍 감독은 "나쁘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팔레스타인과 첫 경기에서 결과를 못 냈다"며 "모든 부분에서 한 단계 상승할 수 있는 곳이 이곳이면 좋겠다"며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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