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팔레스타인전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스인 붉은악마와 부딪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서 오만과 맞대결을 펼친다.
오만과의 경기에 앞서 대표팀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기자회견에는 홍명보 감독과 김민재가 참석했다.
김민재는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의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뒤 팬들과 대치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김민재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관중석으로 향했고, 그는 굳은 얼굴로 팬들을 향해 "(야유가 아닌) 좋은 응원만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한 뒤 고개를 저으며 돌아섰다.
이날 홈팬들은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향한 무수한 야유를 쏟아냈다. 안방에서 홈팬들의 응원이 아닌 야유 속에 경기를 치른 김민재는 팬들과 대치했고, 선수단이 붉은악마 쪽에 인사를 건넬 때 역시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사건은 계속해서 커졌다. 김민재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못하길 바라며 응원해 주시는 부분이 아쉬워서 그런 말씀을 드린 것이다. 공격적으로 할 의도는 없었고, 심각한 분위기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받아들이신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6일 붉은악마가 공식 SNS를 통해 "붉은 악마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수들과 모든 순간을 함께했고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팬과 선수 사이에 애매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민재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
김민재는 "관중석에 가서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렇게 말한 것에 대해선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 이후에 한 행동에 대해선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팬들에게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고개를 내젓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으며 따지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점에 대해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뜻이다.
이어 김민재는 "(사건 이후) 내 멘탈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앞으로 팬분들이랑 어떻게 관계를 가져가야 할지 생각할 계기가 된 것 같다. 서포터분들이 앞으로 야유를 안 하기로 결정했다는 기사를 봤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내 행동들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재는 현재 한국의 최고 센터백이고,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홍명보 감독 역시 현역 시절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센터백으로 이름을 날렸다.
김민재는 "한국에서 가장 잘하셨고, 대표팀에서도 오랜 경험이 있는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 내게 부족한 부분을 바로 피드백하고 조언해 주실 수 있다"면서 "감독님 말씀을 잘 생각해서 경기장에서 해보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표팀 경기는 준비할 시간이 많이 없다. 짧은 시간 안에 감독님이 선발로 세운 선수들, 소집된 선수들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누구와 뛰던 빠르게 호흡을 잘 맞추고 소통해서 경기장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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