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양용은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시니어투어) 무대에서 첫 승을 수확했다.
양용은은 9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노우드 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챔피언스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총상금 210만 달러)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1-3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00타를 기록한 양용은은 베른하르트 랑거(독일)와 동타를 기록,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이후 18번 홀에서 펼쳐진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보기에 그친 랑거를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양용은은 지난 2009년 PGA 투어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미국)을 꺾고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22년부터는 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하는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양용은은 PGA 투어 챔피언스 71개 대회에서 준우승 2회를 기록했을 뿐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동안의 아쉬움을 씻었다. 또한 최경주(2승)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PGA 투어 챔피언스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으며, 우승 상금 31만5000달러(약 4억2200만 원)도 거머쥐었다.
이날 공동 선두로 출발한 양용은은 1번 홀과 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7번 홀에서는 보기를 범했지만, 8번 홀에서 이글을 성공시키며 실수를 만회했다.
전반에 3타를 줄인 양용은은 후반 들어서도 11번 홀과 17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하지만 랑거의 추격의 매서웠다. PGA 투어 챔피언스 최다승(46승), 최고령 우승(65세 10개월 5일) 기록을 보유한 랑거는 최종 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양용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웃은 선수는 양용은이었다. 양용은은 버디를 성공시키며 파에 그친 랑거를 제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양용은은 "3년째 챔피언스투어를 뛰고 있다. 가장 기분 좋은 날이다.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좋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좋은 기억들이 많았는데, 그것이 좋은 결과까지 이어진 것 같다. 한국과 골프장이 비슷하기도 하고, 업 앤 다운이 있다. 코스가 나랑 잘 맞는다"면서 "3년 만에 좋은 우승 소식을 전하게 돼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랑거와 우승 경쟁을 펼친 소감도 전했다. 양용은은 "챔피언스투어의 전설 랑거와 경기하면서 긴장도 하고, 좋은 것도 많았다"면서 "(랑거가) 마지막 18번 홀 버디까지 하며 동타가 됐다. 연장전에서 내 플레이에 집중하고 신경 썼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용은은 "올해는 초반부터 성적도 좋았다. 쉬는 주 없이 경기를 하면서 피곤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리고 있다"며 "아직 남은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위창수는 최종합계 1오버파 214타로 공동 51위, 최경주는 3오버파 216타로 공동 60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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