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누가 봐도 멋있지 않았나요?"
'메이저 퀸'에 등극한 루키 유현조가 우승을 결정 지은 17번 홀 장거리 버디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유현조는 8일 경기도 이천의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예선 6689야드, 본선 666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16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유현조는 2위 성유진(11언더파 277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4시즌 정규투어에 데뷔한 루키 유현조는 생애 첫 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현조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우승을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쳤다"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몇 주 지나고, 상금이 들어오면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현조는 또 "사실 우승이 이렇게 한 번에 올 줄은 몰랐다. 경험이 부족하고, 우승이 아니어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며 "보기 2개를 하고 '역시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오히려 마음 편하게 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와의 특별한 인연도 밝혔다. 유현조는 "KB금융그룹과 연이 있는 것 같다. 아마추어 때도 KB금융그룹에서 주최한 대회(2022년 KB금융그룹배 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우승을 했고, 지난해에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 출전해 아마추어 우승(공동 14위)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우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이날 유현조는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지만 5번 홀과 6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선두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유현조는 9번 홀부터 11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어 13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이후 유현조는 2위 성유진에 1타 차로 쫓기며 리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17번 홀에서 약 18m 거리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유현조는 우승을 확신한 듯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유현조는 "빨리 달아나고 싶은 마음이 컸다. 17번 홀 버디가 들어가서 여유가 생겼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오늘 17번 홀 버디 퍼트는 잊지 못할 것 같다. 누가 봐도 멋있지 않았나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유현조는 '메이저 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2억1600만 원의 우승 상금까지 손에 넣게 됐다. 유현조는 "투어에 왔을 때 목표가 내 집 마련이었다"면서 "엄청 좋은 곳은 아니어도 목표에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다"고 웃었다.
한편 유현조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열렬한 팬이다.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은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한 뒤 KIA 경기에서 시구를 하기도 했다. 유현조가 올해 신인왕을 향해 다가서고 있는 것처럼, KIA 역시 정규리그 1위를 질주하며 우승을 향해 다가서고 있다.
유현조는 "(다시) 시구를 불러주면 바로 달려간다. 광주까지 달려가겠다"면서 "윤영철 선수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모든 선수들이 다 좋다"고 변치 않는 팬심을 드러냈다.
골프 레슨을 해주고 싶은 선수로는 김도영을 꼽았다. 유현조는 "홈런을 많이 치니까 거리가 많이 나갈 것 같다. 그래도 내 나이와 맞아야 말도 통할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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