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지기를 바라는 응원은 없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팔레스타인전이 끝난 뒤 관중석에 다가간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붉은악마가 입장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한 수 아래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대승을 기대했지만, 기대 이하의 경기력 끝에 무승부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경기는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의 데뷔전이기도 했다. 선임 과정에서의 논란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경기 내내 야유를 받았고, 대표팀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야유 소리는 더욱 커졌다. '홍명보 나가' '정몽규 나가' 등의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야유와 구호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향했던 것이지만, 선수들에게도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민재는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응원석을 향해 다가가 무언가를 이야기 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그냥 선수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우리가 시작부터 못 하지는 않았다.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을 해주시는 부분이 아쉬워서 그런 말씀을 드렸다. 전혀 공격적으로 말씀드리거나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수가 경기 종료 후 응원석에 다가가 이야기를 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만큼, 경기가 끝난 뒤에도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붉은악마도 입장을 전했다.
붉은악마는 "어제 경기는 결과도 결과이지만 경기 후 다른 이슈로 더 논쟁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며 "경기 종료 후 김민재 선수가 N석 쪽으로 와서 '좋은 응원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돌아가고, 선수와 관중 간의 설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몇 달간 공정과 상식이 없는 불통의 대한축구협회의 행위에도 붉은악마는 '선수들은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변의 비난과 비판에도 경기장 N석 골대 뒤에서 90분간 선수들과 함께 뛰고 울고 웃었다"면서 "우리의 야유와 항의는 거짓으로 일관하는 협회와 스스로 본인의 신념을 저버린 감독에 대한 것이다. 진정 선수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협회는 이에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재의 행동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붉은악마는 "붉은악마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수들과 모든 순간들을 함께했고,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을 하진 않았다"면서 "간절히 승리를 바랐던 김민재 선수가 좋은 결과가 안 나온 아쉬움에 그리고 오해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단, 표현의 방법과 장소는 매우 아쉽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붉은악마는 "모든 대한민국 축구팬들에게 부탁드린다. 선수에 대한 질책과 비난을 앞으로 더 멋진 선수가 될 수 있게 응원의 목소리로 바꿔 주시고, 남은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면서 "붉은악마는 어느 곳이든 늘 선수들과 함께하며 90분 동안 끝까지 승리를 향해 달리고 함께 웃을 수 있게 앞으로 상대를 무너트리는데 어떤 응원과 행동이 도움이 될지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하고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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