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한 마디로 졸전이었다. '원팀'은 볼 수 없었고 선수 개인의 활약으로 어떻게든 경기를 풀어가기 바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이 주로 공을 소유했지만,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중간중간 번뜩이는 상대의 역습에 위기를 맞았다.
전반 20분 한국의 패스미스로 팔레스타인이 역습 찬스를 잡았다. 이를 황인범이 따라붙어 태클로 끊었는데, 주심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황인범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프리킥이 이어졌고 세컨볼을 따낸 야세르 하메드가 헤더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어 올리며 골이 취소됐다.
그렇게 강조하던 한국축구 기술철학(Made In Korea)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홍명보 감독이 보여주신 플레이 스타일을 보면 빌드업시 라볼피아나 형태와 비대칭으로 백스리 변형을 가져간다. 이러한 빌드업을 통해 상대 측면 뒷공간을 효율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선수들의 장점을 잘 살려 어태킹 서드에서 라인 브레이크와 상대에 맞춰 카운터 어택과 크로스를 통한 공격 측면에서 컴비네이션 플레이 등 다양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에서도 지속하고 발전해 나가야 할 경기 템포 조절과 밸런스, 포지셔닝, 기회 창출 등을 보였다"면서 홍명보 감독 선임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감독을 수락한 이유로 '기술철학' 때문이라고 답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임생 위원장이 지난 7월 5일 집 앞으로 찾아와서 뿌리치지 못하고 처음 만났다. 이임생 위원장이 MIK(Made In Korea)라는 기술 철학을 이야기했는데, 나 역시 (축구협회에서) 행정을 하면서 관심이 있었다. 축구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계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추진했는데 이루지 못했다"면서 "행정에는 한계가 있고,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그 실행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좋다. 또 국가대표팀 감독이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에서 이러한 기술철학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점유율은 챙기되 연계는 없고, 빌드업을 펼치려 했으나 어수선했다. 라볼피아나, 라인 브레이킹, 컴비네이션 플레이는 모두 뜬구름 잡는 소리가 됐다.
오히려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돋보였다.
이강인은 드리블 돌파와 창의적인 패스를 통해 흐름을 바꾸려 노력했다. 전반 41분 이강인이 드리블 돌파와 2대1 패스를 통해 상대의 골문으로 진입했다. 오른발 슈팅까지 이어 갔지만 골키퍼의 수비에 가로막혔다. 이강인은 지속적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황인범도 박지성이 연상되는 터닝 슈팅을 선보였다. 전반 43분 측면에 있던 이강인이 황인범이 공을 찔러줬다. 황인범은 감각적인 트래핑으로 상대 선수를 제쳤고, 터닝슛을 가져갔다. 이 슈팅은 아쉽게도 옆 그물을 때렸다.
손흥민은 골대 불운을 겪었다. 후반 42분 공이 후방에서 한 번에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손흥민이 순간적으로 치고 나갔고, 골키퍼까지 체치고 슈팅을 날렸다. 그런데 이 슈팅이 골대 모서리 쪽을 맞고 나왔다.
팔레스타인전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은 "첫 경기이고, 많은 분들의 기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득점이 이뤄지기를 바라지만 기본적으로 승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지만,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10일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으로 자리를 옮겨 오만과 조별예선 2차전을 치른다. 홍명보 감독이 경기력에서 반전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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