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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날 자랑스러워하길" 女 트랜스젠더, 단거리 결승 좌절…아들 생각하며 오열
작성 : 2024년 09월 03일(화) 15:23

발렌티나 페트릴로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모든 사람이 꿈꾸는 아빠는 아니지만 아들이 나를 자랑스러워하길 바란다"

시각장애인이며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인 발렌티나 페트릴로가 아들을 향한 절절한 사랑을 밝혔다.

페트릴로는 3일(한국시각)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400m 스포츠 등급 T12 경기에 출전해 57.58초를 기록, 예선 3위에 머물러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경기 종료 후 페트릴로는 "끝까지 노력했지만 결승에 오를 수 없었다"면서 "결승에 진출하려면 56초를 기록했어야 했다. 불가능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57.58초는 페트릴로의 개인 최고 기록이다.

이어 "하지만 아들이 나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면서 페트릴로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페트릴로는 "모든 사람이 꿈꾸는 아빠는 아니지만, 아들이 저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페트릴로는 "내가 이렇더라도 아들이 나를 사랑했으면 좋겠다"면서 "트랜스젠더를 나쁘게 대하지 말라. 우리도 고통받는다. 이는 공평하지 않다. 우리는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트렌스젠더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페트릴로는 "트랜스젠더라는 사실만으로 죽는 사람이 너무 많다"면서도 "이제 제가 성공했으니 우리 모두 성공할 수 있다. 제가 성공했다면, 우리 모두 성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남성으로 태어난 페트릴로는 14세 때 퇴행성 안구 질환인 스타르가르트병 진단을 받았다. 이 질병으로 인해 페트릴로의 시력은 정상 범위의 50분의 1에 불과하다.

페트릴로는 41세부터 패럴림픽 육상을 시작했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남성 T12 시각 장애 부문에서 11개의 국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여성'의 삶은 2018년부터 시작됐다. 페트릴로는 9세부터 성 정체성에 의문을 품었다고 한다. 페트릴로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여성으로 살기 시작했고, 2019년 1월부터 테스토스테론 억제를 포함한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다.

세계장애인육상연맹(WPA)은 법적 여성은 여성 부문에서 경쟁할 자격이 있다고 규정에 명시하고 있다. 다만 카트린 뮐러-로트가르트(독일)은 페트릴로가 남성 사춘기를 겪었기 때문에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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