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2위 팀만 만나면 미친다. 2024 KBO 리그 1위 KIA 타이거즈 이야기다. 그 결과 KIA는 매직넘버 12에 돌입, 우승 초읽기에 들어갔다.
KIA는 8월 31일과 9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2연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첫날은 난타전 끝에 15-13으로 승리했고, 둘째 날은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주말 두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KIA는 75승 2무 49패 승률 0.605를 기록, 리그 1위를 굳건히 지켰다. 2위 삼성과 격차는 6.5게임까지 벌어졌다.
2위만 만나면 고삐가 풀린다. KIA가 1위일 때 2위 팀과의 경기에서 16승 2패를 기록했다. 승률로 환산하면 0.889에 해당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적이다.
올해는 10개 구단 체제 이후 가장 치열한 리그가 이어지고 있다. 1위 KIA가 간신히 6할 승률을 넘고, 10위 키움이 4할대 승률을 자랑한다. KIA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촘촘하게 모여있어 아직도 순위를 예상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KIA는 2위 팀만 만나면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 6.5게임이라는 여유 있는 승차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새 매직넘버가 12까지 줄어들었다. 매직넘버는 1위 팀이 자력 우승을 결정하는 데까지 필요한 승수다. 1위 팀이 승리하거나 2위 팀이 패배하면 하나씩 줄어든다. KIA는 삼성과의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매직넘버를 16에서 12까지 줄였다.
정규리그 1위는 사실상 KIA로 확정된 모양새다. KIA는 앞으로 18경기를 남겨놨다. KIA가 남은 경기에서 5할 승률을 거둔다고 가정하더라도, 삼성이 17경기에서 최소 15승을 올려야 정규리그 1위를 탈환할 수 있다.
한편 KIA는 18년 만에 진기록을 쓸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시즌 KIA는 월간 승률 1위를 한 번도 만들지 못했다. 3월은 5승 1패 승률 0.833으로 2위를 기록했고, 4월은 16승 9패 0.640으로 2위, 5월은 13승 1무 11패 0.542로 5위, 6월은 11승 1무 12패 0.478로 5위, 7월은 15승 7패 0.682로 2위, 8월은 14승 9패 0.609로 3위를 기록했다. 9월에도 1위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2006년 삼성 이후 처음으로 월간 승률 1위 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한 팀이 된다.
길게 잡아도 보름 안으로 KIA의 우승이 정해질 공산이 크다. 어느 구장에서 KIA가 우승 축포를 쏘아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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