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이태희가 이틀 연속 선두를 질주하며 통산 5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태희는 30일 경상남도 양산의 에이원CC 남-서코스(파72/7121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2억 원)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았다.
중간합계 12언더파 132타를 기록한 이태희는 이틀 연속 선두에 자리했다. 공동 2위 김한별, 강윤석(이상 8언더파 136타)과는 4타 차.
이태희는 전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이며 리더보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바 있다. 2라운드에서는 2위권과의 차이를 더 벌린 이태희는 시즌 첫 승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태희는 KPGA 투어 통산 4승을 기록 중이며, 마지막 우승은 2020년 GS칼텍스 매경오픈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약 4년 만에 승전고를 울리며 통산 5승 고지를 밟게 된다.
이날 이태희는 3번 홀에서 약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후 한동안 파 행진을 이어갔지만, 8번 홀에서 버디를 보태며 전반에만 2타를 줄였다.
기세를 탄 이태희는 후반 11번 홀부터 13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2위권과의 차이를 크게 벌렸다. 남은 홀은 파로 막은 이태희는 4타 차 선두로 대회의 반환점을 돌았다.
이태희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무더위에 바람도 많이 불어서 쉽진 않았다. 그래도 큰 실수가 별로 없어서 보기 없는 플레이를 했다"며 "퍼팅도 잘 세이브해서 스코어가 좋았던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태희는 최근 허리 통증에 시달렸고, 이번 대회를 열흘 앞두고 서야 골프채를 잡고 연습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대회에 들어서니 빼어난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태희는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웃었다.
이어 "참 골프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몸이 아프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오히려 스코어가 좋고, 컨디션이 좋을 때 스코어가 안 좋을 때가 있다"며 "연애로 치면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는 것처럼 정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태희는 또 "부상 없이 경기하는 것이 먼저고, 성적은 그 뒤라고 생각하고 나왔다. 큰 부담이 없어서 어제, 오늘 좋은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태희는 우승보다 대회를 완주하는 것에 의미를 뒀지만,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리는 만큼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태희는 "여기서 더 조이면 오버페이스를 할 것 같다. 이틀 연속 선두로 끝났지만 이 기억은 잊어버리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내 게임에 몰두해서 목표를 해내고 나오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한별과 강윤석은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를 기록,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왕정훈과 양지호, 염서현, 고석완이 7언더파 137타로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했다. 왕정훈은 "한국 팬분들 앞에 오랜만에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분이 좋고 설렌다"며 "오랜만에 KPGA 투어에 출전한 만큼 주말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현과 김우현, 허인회는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공동 8위에 랭크됐다. 이대한과 김민규, 함정우, 이정환 등이 5언더파 139타로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장유빈은 5오버파 149타에 그치며 컷 통과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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