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이태희가 신설 대회 렉서스 마스터즈 첫날 선두에 올랐다.
이태희는 29일 경상남도 양산의 에이원CC 남-서코스(파72/7121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2억 원)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쳤다.
이태희는 2위 이태훈(캐나다, 6언더파 66타)에 1타 앞선 단독 선두에 자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태희는 KPGA 투어 통산 4승을 기록 중이지만, 지난 2020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에는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휴식기 동안 허리 통증에 시달렸고 지금도 완벽한 몸상태가 아니지만, 선두로 1라운드를 마치며 통산 5승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이태희는 10번 홀에서 출발해, 첫 홀부터 약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기세를 탄 이태희는 13번 홀(파5)에서 칩인 이글을 성공시키더니, 14번 홀부터 16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후 한동안 파 행진을 이어가던 이태희는 6번 홀과 7번 홀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보탰다. 8번 홀에서는 이날의 유일한 보기를 범했지만, 마지막 9번 홀을 파로 막아내며 1타 차 선두로 1라운드를 마무리 지었다.
이태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보기 하나를 했지만, 생각한 것보다 너무 잘됐다"며 "오늘 목표는 무리한 샷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몇 번 트러블이 있었지만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일단 만족한다"고 1라운드를 돌아봤다.
13번 홀 이글에 대해서는 "세컨샷이 나뭇가지에 살짝 맞아서 조금 짧았다. 핀까지 25야드였는데, 라이가 너무 좋았다"며 "짧은 거리 어프로치는 워낙 자신 있고 좋아하기 때문에 생각대로 잘 쳤다. 핀에서 3야드 정도에 떨어져 굴러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리더보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지만, 이태희는 성적에 대해 욕심을 내는 것보다 남은 경기를 건강하게 마치는 것으로 잡았다. 휴식기 내내 허리 통증에 시달렸고, 이번 대회를 열흘 앞두고 서야 골프채를 잡았을 정도로 아직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태희는 1라운드 경기를 마치고도 스코어 접수를 한 뒤 치료부터 받았다.
이태희는 "해외 투어에 갈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다. 골프채를 잡지 못할 정도로 불편해서 40일 넘게 잡지 못했다. 애들하고만 있어 육아가 늘었던 것 같다"며 "허리가 좀 불편했는데, 처음 있는 일이라 나도 당황스러웠다. 치료를 계속 했는데도 금방 좋아지지 않아서 고생을 많이 했다. 오늘도 끝나자 마자 치료를 받았고, 아직 제대로 된 몸 상태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태희는 또 "몸이 좋거나 무언가를 기대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 스코어가 좋은 것은 실수를 하지 않기도 했지만 운이 좀 따랐던 것 같다"며 "목표는 남아 있는 경기를 모두 출전하는 것이다. 아프지 않아야 대회에 나올 수 있고, 골프채를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태희는 "오늘 스코어가 잘 나왔다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올해 마지막까지 몸이 회복돼서 좋은 컨디션으로, 기권 없이 플레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번 대회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큼 해내고 나오는 4라운드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태훈은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기록, 2위에 자리했다. 한때 이태희와 공동 선두까지 올라섰지만, 17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것이 아쉬웠다.
김민규와 김한별은 5언더파 67타로 공동 3위에 랭크됐다. 박상현과 왕정훈, 김우현, 고석완(캐나다)이 4언더파 68타로 그 뒤를 이었다.
함정우와 이정환, 김동민 등은 3언더파 69타로 공동 9위, 강경남과 허인회, 최진호, 전가람, 문경준, 장희민 등은 2언더파 70타로 공동 22위에 포진했다.
한편 제네시스 포인트 1위 장유빈은 2오버파 74타를 기록, 공동 90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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