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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부재·대처 미흡·변화 거부' 협회, 정녕 해결할 마음이 없는 걸까 [ST스페셜]
작성 : 2024년 08월 26일(월) 13:59

안세영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협회에는 정녕 어른이 없는 걸까'

안세영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후 협회에 대한 작심 발언을 했다.

당시 안세영은 기자회견에서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쉽게 나을 수 없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는 말을 전했다.

이 외에도 안세영은 대표팀의 부상 관리와 복식 위주의 운영, 훈련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또한 안세영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한 것을 두고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사태는 큰 파장을 일으켰고,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 여러 조직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가 들어갔다.

한국에 입국한 안세영은 "싸우려는 의도로 말한 것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협회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해명에 나섰고, 진실 공방으로 상황이 번져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른스러웠던 건 협회가 아닌 안세영이었다.

귀국 후 잠잠하던 안세영은 작심 발언 이후 8일 만에 자신의 SNS에 입장을 발표했다. 안세영은 자신이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고, 피해가 간 주위 사람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또한 협회에는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선수를 위해 힘써줬음 한다"라는 변화의 메시지를 던졌다.

반면 협회는 선수와의 소통 부재뿐만 아니라, 안세영의 불만에 대해 조금도 변화하려고 하지 않았다.

안세영의 불만은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직후인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약 10개월 동안 부상 진단, 재활, 대회 참가, 훈련 시스템 등 여러가지 사안을 두고 쌓인 것으로 보인다. 협회가 안세영 등의 선수들과 소통을 꾸준히 진행했더라면 안세영의 불만은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한 안세영은 지난 7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구시대적인 악습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세영의 부모는 안세영이 2017년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이후 대표팀 막내 생활을 하며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줄을 갈고, 선배 방을 청소했으며, 빨래까지 도맡아서 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안세영 측과 면담을 실시한 뒤 대표팀에 개선 의견을 전달했으나, 대표팀 코치진은 당장 이를 해결할 수 는 없고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답하는 등 변화에 대한 의지가 불분명했다.

협회는 이같은 사태를 조사하고 해결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수립했는데, 이마저도 문제가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배드민턴협회 정관 제14조 2항 4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회 정관에 따르면 각종 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는 이사회 심의 의결이 필요하지만, 이번 진상 조사위는 의결 없이 꾸려졌다.

안세영은 이에 "문체부에서 정식으로 이사회 의결을 거치라고 했는데 협회가 바로 오라고 해버리니까 이게 맞나 의심이 많이 들긴 했다. 그래서 진상조사위가 정식으로 되면 출석할 용의가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럼에도 안세영은 "대표팀은 나의 꿈이었고, 항상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앞으로도 저는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싶다"며 "저는 항상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서 선수 치료관리 프로토콜이 조금 더 발전하지 못한다며 '대표팀에서 더 이상 못 하겠다'라고 강하게 말하긴 했다"면서 "혹시라도 조율이 되고 완화가 된다면 저는 또다시 대표팀을 위해서 또 대한민국을 위해서 저는 하고 싶다"고 말하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변화를 '강요'가 아닌 '요청'을 하는 안세영과 다르게 '모르쇠'로 일관하는 협회에 선수들을 위해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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