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알고 있었다…"첫 승 아니야. 상규 LG 마무리 출신이야"
[잠실=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이상규가 한화 이적 후 첫 승이자 1553일 만에 승리를 거뒀다. 선수들이 세레머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류현진의 세심함이 빛났다.
한화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이상규였다. 이상규는 팀의 8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6-6 동점 상황 9회말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상규는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솎아내며 팀의 패배를 막았다. 이어 10회초 김태연의 1타점 적시타로 한화가 경기를 뒤집었고, 10회말 이상규가 다시 등판해 탈삼진 2개와 포수 파울 플라이를 더해 팀의 승리를 완성했다.
한화 이적 후 첫 승리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 70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이상규는 2024시즌 전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로 팀을 옮겼다. 이날 전까지 한화에서 승패는 물론 홀드와 세이브도 없었지만, 2이닝 동안 노히터를 기록하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경기 종료 후 이상규는 수훈 선수로 선정되어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가졌고, 김태연이 주위를 맴돌며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김태연은 이상규가 통산 첫 승을 거둔 것으로 착각한 듯했다.
이때 류현진이 등장해 김태연을 말렸다.
종전 이상규의 마지막 승리는 2020년 5월 24일 kt wiz전으로, 1553일 만에 승리를 챙겼다. 이후 육성선수로 계약이 전환되기도 했고, 좀처럼 1군에 모습을 비치지 못했다. 올해 2차 드래프트로 LG에서 한화로 이적했기에 선수들도 이상규의 정확한 기록을 모를 수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상규의 경력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류현진은 "첫 승 아니야. (이)상규 LG 마무리 출신이야"라고 말하며 김태연을 만류했다.
2020년 고우석은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이때 LG 소속이던 이상규는 임시 마무리로 기용됐다. 이상규는 28경기에서 2승 3패 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6.68을 기록했다. 당시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뛰고 있었다. KBO 리그에서 뛰지 않았지만, 팀 동료의 성적을 꿰고 있는 세심함을 보였다.
한편 이상규에게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준비하던 것을 봤냐고 묻자 "못 봤다. 뒤에서 그냥 동료들이 왔다 갔다 하더라"라고 답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