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일본 남자 배구를 세계적 수준까지 올린 필립 블랑 감독이 마지막 말을 전했다.
블랑 감독은 16일(한국시각) 일본배구협회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블랑 감독은 "2017년 이후 특히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꾸준히 발전해왔다. 2023년과 2024년은 더욱 특별한 해였다"며 "우리의 동행은 오늘로 끝난다. 앞으로도 일본의 팬이 될 것이다"라고 이별을 전했다.
일본 남자배구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선 29년 만에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2023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까지 접수할 실력을 갖췄다.
이후 2024년에는 VNL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와 2024 파리 올림픽에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파리 올림픽 예선 첫 경기에서 독일에 2-3으로 패배했고, 조 3위로 힘겹게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탈리아에 패배하며 탈락했다. 특히 세트 스코어 2-0에서 내리 3세트를 주며 패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블랑 감독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수준 높은 대회였던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고, 일본 배구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해도 그 중압감을 누르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면서 "나 역시 유일하게 없는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지 못해서 아쉽다. 일본의 꿈을 이루지 못해 슬프다"고 올림픽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2022년 세계선수권 우승팀인 이탈리아와 8강 경기에서 일본은 총점 114점을, 이탈리아는 113점을 기록했다. 2시간 24분 동안 엄청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러한 결과에 실망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특히 훌륭한 주장이자 이탈리아전에서 32점을 기록한 이시카와 유키도 아무도 비난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일본 배구의 역사를 여러번 썼다. 우리 선수들 모두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선수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960년생의 블랑 감독은 1991-92시즌부터 이탈리아 클럽팀 지휘봉을 잡고 지도자의 길에 올랐다. 프랑스와 폴란드에서 모두 대표팀, 클럽팀을 맡기도 했다. 일본 대표팀과의 동행을 마치고 2024-25시즌에는 한국 V-리그 현대캐피탈 사령탑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블랑 감독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이탈리아 출신의 파비오 스토르티 코치가 팀을 지휘했다. 블랑 감독은 오는 17일 입국해 팀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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