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제2의 이종범' 김도영이 30홈런-30도루를 기록하며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썼다.
김도영은 1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전까지 김도영은 29홈런 33도루로 30-30클럽 가입까지 홈런 1개를 남겨놓고 있었다.
1회 첫 타석과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각각 헛스윙 삼진과 4-3 병살타로 물러났다.
역사는 세 번째 타석에서 쓰여졌다. 5회 1사 1루에서 김도영은 키움 선발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초구 148km/h 직구를 통타, 중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김도영은 KBO 리그 역대 9번째 30-30클럽 가입자가 됐다. 앞서 박재홍이 1996년(30-36)을 시작으로 1998년(30-43), 2000년(32-30)으로 총 세 번 달성했다. 1999년 홍현우(34-31), 9번 이병규(30-31), 제이 데이비스(30-35)가 각각 30-30고지에 올랐고, 2015년 에릭 테임즈는 47홈런-40도루로 이를 돌파했다. '김도영의 롤모델' 이종범은 1997년 30-64를 기록, 30-30클럽 가입자 중 최다 도루를 적어냈다.
역대 30-30클럽 달성자 중 최연소다. 김도영은 20세 10개월 13일의 나이로 30-30클럽에 가입했다. 기존 최연소 달성자 박재홍(22세 11개월 27일)을 약 2년 앞당기며 KBO 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최소경기 30-30 기록도 갈아치웠다. 테임즈는 112경기에서 30-30을 기록했지만, 김도영은 이보다 1경기 적은 111경기에서 30-30고지에 올랐다.
이제 역대 2번째 40-40에 도전한다. 앞서 2015년 테임즈가 47홈런-40도루로 KBO 최초의 40-40을 달성한 바 있다.
15일 기준 김도영은 30홈런 34도루를 기록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산술적으로 도루는 43개까지 달성할 수 있다. 김도영의 출루율은 전반기 0.408에서 후반기 0.450까지 상승했고, 도루 성공률이 91.9%에 달하고 있어 40도루는 시간이 지난다면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홈런이다. 지금의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김도영은 38홈런을 기록하게 된다. 3~4월 31경기에서 10홈런을 때려낸 김도영은 5월 23경기에서 3홈런, 6월 24경기에서 8홈런, 7월 22경기에서 7홈런을 생산했다. 다만 8월은 11경기에서 2홈런으로 주춤했다. 도루가 월별로 14-4-6-6-4개로 꾸준한 것과 비교된다.
투수들도 김도영과 정면승부를 피하고 있다. 전반기 김도영은 364타석에서 36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볼넷 비율로 환산하면 9.9%가 된다. 후반기는 129타석에서 17볼넷, 볼넷 비율 13.2%로 상승했다. 투수들이 김도영의 장타력에 경각심을 느끼고 유인구 위주의 승부를 펼치는 것. 7월 91타석에서 10개가 나왔던 볼넷이(11.0%), 8월 48타석에서 9개(18.8%)가 나올 정도로 차이가 극명하다.
그럼에도 기대가 되는 것은 김도영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김도영은 3~4월 10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30홈런을 기록하며 마음의 부담을 덜었고, 다시 상승세를 탄다면 순식간에 40홈런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이번 시즌 김도영은 KBO 리그 최초 월간 10-10, 역대 5번째 전반기 20-20, 전반기 월간 MVP 2회,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에 이어 9년 만에 30-30클럽까지 가입했다. 시즌이 끝났을 때 김도영이 어떤 기록을 남겼을 지 모든 야구팬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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