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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선균 유작 '행복의 나라', 뜨뜻미지근 [무비뷰]
작성 : 2024년 08월 14일(수) 07:50

행복의 나라 故 이선균 조정석 유재명 리뷰 / 사진=NEW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너무 많은 감정을 담아내려 한 탓일까. 미적지근한 '행복의 나라'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행복의 나라'(연출 추창민·제작 파파스 필름)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중앙정보부장 김영일(유성주)의 지시로 대통령 암살에 가담하게 된 박태주 대령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유일한 현역 군인이었던 박태주는 군사법정에서 단심제로 재판을 받게 된다.

정인후는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유명세를 얻기 위해 박태주의 재판을 담당하게 된다.

단순히 재판에서 이기는 것이 제일이라고 여겼던 정인후는 올곧은 박태주에게 점차 동화되어 간다. 그러나 합수부장 전상두(유재명)의 진두지휘 아래 재판은 일방적으로 흘러가게 된다.

행복의 나라 故 이선균 조정석 유재명 리뷰 / 사진=NEW 제공


영화의 결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행복의 나라'는 한국 현대사 속 10·26 사건과 12·12 사태를 관통하는 시간선을 따라간다. 박태주 대령 역시 실존 인물 박흥주 대령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배우 유재명이 연기한 전상두 역시 故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했다.

사건의 중심축에 서는 인물은 박태주지만, 이를 이끌어가는 이는 정인후 변호사다. 정의보단 승패를 더 중요시 여기는 정인후는 작품이 전개되며 차츰 박태주에게 스며든다. 두 사람이 보여주는 휴머니즘과 브로맨스는 갑갑한 사건 속 숨 쉴 곳을 마련해 준다.

다만 이들이 서로에게 동화되어 가는 과정은 꽤나 친절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그려진다. 정인후가 두 딸의 아빠인 박태주를 보며 올곧게 살아온 자신의 아버지를 투영하게 되고, 이는 곧 신념의 변화로 이어진다. 이러한 모습들은 다소 신파적인 장면들로 그려진다.

또한 극 초반부와 후반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법정신은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쏟아낸다. 그러나 정인후가 박태주를 위한 증인들을 모으는 중반부 장면에선 극의 장르가 바뀌는 느낌을 준다. 어느 순간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이익준(조정석)이 아주 잠깐 다녀간 듯도 하다.

그 시점을 지나 중후반부와 후반부에 이르러선 다시 관객들이 익히 알고 있는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조명한다. 전상두를 향해 쏟아내는 정인후의 대사들은 관객들의 마음에 날아와 '콕콕' 박힌다. 마지막 휘몰아치는 법정신은 그 시절의 무력감마저 느끼게 한다.

'행복의 나라'는 역사적 사건과 각 인물들의 성장과 감정선에 집중하면서도,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다. 때론 담백함이 더 큰 울림을 줄 때도 있는데 말이다. 러닝타임은 124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 기자 한줄평 : 사건은 뜨겁고, 감정은 미지근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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