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LG 트윈스와 결별하고 마이너리그팀과 계약한 케이시 켈리가 첫 경기를 깔끔하게 장식했다.
신시내티 레즈 산하 트리플A 루이빌 배츠 소속 켈리는 12일(한국시각)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루이스빌 슬러거 필드에서 열린 샬럿 나이츠(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켈리는 지난 8일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루이빌로 배정됐다. 공교롭게도 루이빌은 아버지 팻 켈리가 감독을 맡고 있는 팀이다. 루이빌은 "케이시와 팻은 루이빌 역사상 첫 번째 부자 듀오"라고 전했다.
환경이 바뀌었고 오랜만에 등판한 만큼 퀄리티가 뛰어난 피칭은 아니었다. 다만 한국에서도 보여줬던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1회 2사 1, 3루, 2회 1사 1루, 3회 2사 1루를 차례로 극복했다.
경기 종료 후 켈리는 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장식했다.
켈리는 "약간 조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규칙이 있고, 피치클락이 있고, 공도 다르다"고 데뷔전 소감을 남겼다.
이어 "솔직히 말해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코치는 오늘 감독님(아버지)였다"고 덧붙였다.
엘리아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케이시와 팻은 마이너리그 역대 8번째 한 팀에서 뛴 감독 아버지와 선수 아들이 됐다.
2019년 L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한 켈리는 총 163경기에 등판해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데뷔 시즌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0승을 챙기며 LG의 에이스로 군림했다.
또한 2023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59로 맹활약, 팀의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LG 팬들은 켈리에게 '잠실 예수'란 별명을 붙여주며 큰 사랑과 신뢰를 보냈다.
다만 2024년 5승 8패 평균자책점 4.51로 부진했고,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LG와 결별했다. LG는 지난달 20일 이례적으로 고별식을 열어주며 켈리를 대우했다.
켈리는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마이너리그행을 택했다. 앞으로 켈리가 어떤 피칭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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