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단둘이 해외에서 매일같이 10개월 이상씩 훈련하며 힘들었다. 고생 너무 많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언제나 미소를 띄던 우상혁이 미디어 앞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 그 눈물의 대상은 김도균 감독이다.
우상혁은 1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서 2m27을 기록하며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예선을 공동 3위로 통과한 우상혁은 기세를 몰아 한국 육상 사상 첫 트랙&필드 종목 메달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우상혁은 "지난 3년간 준비해 온 것이 아쉽게 끝났지만 이게 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메이저 대회는 매 해마다 있다. 부족함을 다시 한 번 느꼈고, 준비해서 내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다음 올림픽까지 다시 계속 두드려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예선에선 날렵한 모습을 보여 더욱 아쉽다. 우상혁은 "모르겠다. (오늘) 몸은 가벼웠던 것 같은데 잘 안 따라주면 어쩔 수 없다"면서 "앞으로 시합은 또 있고, 나는 끝나지 않았다. 계속 두들겨보면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아쉬운 결과를 딛고 다음을 준비한다. 우상혁은 "멀게는 4년이지만 매년마다 메이저 대회는 있다. 멀리 보지 않고 내년, 후년 계속 제 기량을 차근차근 쌓아서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도전해 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도균 감독에게 메달을 걸어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우상혁은 "저보다 김도균 감독님께 너무 고생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너무 고생 많으셨다. 감독님이 저보다 고생 많이 하셨다. 더 좋은 모습 더 즐기는 모습, 오늘 미쳐 날뛰는 모습을 감독님께 각인시켜 드리고 싶었는데 그걸 못해서 너무 아쉽다"고 허탈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김도균 감독을 떠올리자 우상혁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감독님께 감사드린단 말을 맨날 하지만 이런 자리에서 하고 싶었다. 더 좋은 모습 보이면서 하고 싶다"라면서 "감독님은 가정이 있으신 데 저 때문에 단둘이 해외에서 매일같이 10개월 이상씩 훈련하며 힘들었다. 고생 너무 많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어 "더 열심히 하겠다. 오늘 아쉽지만 (김도균 감독에게) 너무 고생 많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눈물의 의미를 묻자 "꾸역꾸역 감독님과 최선을 다해왔다. 감독님 생각만 하면 눈물과 함께 (감정이) 벅차오른다"고 설명했다.
전폭적인 응원을 보낸 국민들도 잊지 않았다. 우상혁은 "역사적인 날은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LA 올림픽도 남았다"라면서 "계속 꿋꿋이 나갈거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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