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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협회, 안세영 비판에 해명 "무리하게 참가시킨 대회 없어"
작성 : 2024년 08월 07일(수) 18:42

안세영 / 사진=권광일 기자

[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획득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대한배드민턴협회가 해명에 나섰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7일 오후 '안세영 선수 인터뷰 및 관련 기사에 대한 협회의 입장 표명'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안세영이 제기한 비판들에 대해 해명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9위)를 세트스코어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배드민턴이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 조 이후 16년 만이었으며, 특히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은 지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무려 28년 만이었다.

그런데 안세영은 금메달 획득 후 인터뷰와 기자회견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부상 이후 관리가 소홀했던 점, 무리한 대회 출전, 복식 선수 위주의 대표팀 훈련 등 그동안 느낀 불만들을 모두 쏟아냈다. 또한 앞으로 대표팀과 동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안세영의 비판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러한 가운데 안세영이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안세영과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엇갈린 입장을 내놓으면서 또 다른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7일 오전 귀국했다. 당초 안세영 등 배드민턴 대표팀과 함께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비행기편을 변경해 먼저 한국에 들어왔다. 김 회장은 귀국 후 안세영과 협회 간의 갈등이 없었다고 해명했고, 기자회견 불참 사건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당초 예정된 비행기편을 통해 7일 오후 한국에 돌아왔다. 안세영은 공항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그런 마음을 호소하고 싶어서 말씀 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메달리스트 기자회견 불참 논란에 대한 질문에는 "상의 후 말씀드리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안세영이 귀국하고 약 1시간 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장문의 글을 통해 안세영의 인터뷰 등을 통해 제기된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먼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 직후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로 인해 파리 올림픽이라는 축제의 장을 무겁게 만든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안세영 등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소상히 그 내용과 문제점을 파악해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각각 해명했다. 먼저 부상 중인 선수에게 출전을 강요했다는 것에 대해 "안세영 선수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올림픽 참가자격과 1번 시드를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협회에서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선수의 대회 참가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국제대회에 참가시킨 대회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벌금 때문에 무리한 대회 참가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세계배드민턴연맹에서는 선수의 부상에 적절한 진단서를 세계연맹으로 제출 후 면제 승인을 받을 경우 벌금 및 제재를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며 "벌금 규정 때문에 부상 입은 선수를 무리하게 국제대회에 출전시킨 사례는 없었으며, 안세영 역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2023 덴마크, 프랑스오픈에 불참하는 과정에서 구비서류를 제출 후 세계연맹으로부터 어떠한 벌금과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안세영의 부상을 안일하게 생각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협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부상 후) 안세영 선수 본인 요청으로 소속팀(삼성생명)에서 재활 훈련을 진행했으며, 선수 본인의 강한 의지로 첫 복귀 국제대회인 일본 마스터즈와 중국 마스터즈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안세영 선수는 2024년 말레이시아 오픈 및 인도 오픈을 연속 참가했으며,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 후 인도 오픈 기간 중 8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했다"며 "안세영 선수는 조기 귀국을 요청했지만,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일정을 변경해 토요일 비행기를 타 일요일에 귀국하더라도 휴일 귀국 등을 고려했을 때 즉시 진단 및 치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상 부위에 대한 진단이 정확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귀국길에 오르는 것보다 휴식 및 부상 부위 안정을 취한 후 선수단과 동행해 귀국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또 "올림픽에 참가하는 12명의 선수 중 안세영 선수에게는 지난 2월부터 전담 트레이너를 지원해 부상의 관리와 회복을 도왔다"며 "파리 플랫폼 도착 후 안세영 선수는 훈련 중 불의의 발목 부상을 당했다. 대한체육회 의무팀 치료 지원과 파리 내 한의원 진료 지원이 가능했지만, 안세영 선수가 치료를 받기 원해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해 신속하게 파리로 파견해 1100만 원 이상의 경비를 소요하며 치료를 지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안세영 선수가 이야기한 병원에서의 오진에 관련한 사항은 안세영 선수가 방문해 진료 받은 병원과 진료 및 치료기록 등을 소상히 파악해 어떠한 부분에서 오진으로 안세영 선수가 고통 받았는지 확인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회에서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전했다.

협회는 이 외에도 훈련 방식과 프로그램, 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대표팀 운영이 복식 위주였다는 비판에 대해 "진위 여부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면밀하게 조사한 후 공유하겠다"며 "안세영 선수의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은 협회로는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가 없으며,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안세영이 국가대표팀을 떠날 것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는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허용 규정은 '국가대표 활동기간을 횟수로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연령은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고 돼 있다"며 "규정이 무시될 시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이탈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있으며, 그럴 경우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에 있어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불어 안세영에게 복식을 종용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심도 있는 면담을 통해 안세영 선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협회가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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