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수영 대표팀 이정훈 감독이 2024 파리 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경기를 모두 마친 한국 수영 대표팀은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출국 전 수영 대표팀은 메달 3개를 목표로 내걸었다.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으나, 다른 종목에서는 메달이 나오지 많으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이정훈 감독은 "무겁게 많은 생각에 희비가 교차했다"고 귀국 소감을 남겼다.
이정훈 감독은 "대한체육회나 대한수영연맹에서 많은 지원을 해줘 해외 전지훈련을 갔고,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제일 큰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많은 부담감을 갖고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런 부분까지 저희가 세심하게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을 놓쳤다고 결과적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영도 양궁이나 펜싱 정도의 투자가 되면, 기초 종목이라고 하더라도 더욱 성적을 많이 낼 수 있는 선수들이 한국에 많이 있다. 전폭적인 지원으로 해외 전지훈련 등 시합을 더욱더 많이 나간다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차원이 다른 관중 규모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정훈 감독은 "2만 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들어가는 걸 처음 봤다. 저도 전율이 느껴지더라. 선수들도 아마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수영장으로 개조된 라 데팡스 아레나는 총 1만 5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평상시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관중 아래에서 기존 경기력을 유지하기 힘들었다는 것.
이주호는 배영 200m 결승에 오르지 못한 뒤, 기량보다는 심리적인 면에서 차이가 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정훈 감독은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 관중이 들어간 적이 없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낯선 장면이었다. 2만 명 가까이 (관중이) 들어가서 소리를 지르며 울릴 정도의 소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희망도 발견할 수 있었다. 조성재가 평영 200m, 김민섭이 접영 200m에서 각자 한국 선수 최초로 준결승에 올랐다. 이은지도 여자 배영 200m에서 준결승에 오르며 한국 수영의 역사를 새로 썼다.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의 결승 진출도 최초였다.
1~2명의 슈퍼스타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전체 수영 선수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이정훈 감독은 "제가 4년 전 처음 들어왔을 때도 그 이야기를 했다"면서 "한 사람이 아닌 다 종목에 저희 선수들이 올라오고 있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경쟁 상대자로서 더 올라가면서 타 종목들도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쉬운 성과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희망을 이야기했다. 이정훈 감독은 "지금이 시작이다. 앞으로 많이 남았는데 여기에서 기죽을 필요 없다. 더 잘할 선수들"이라면서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잘했다가 올림픽 한 번 실패했다. 그것 같고 기죽으면 운동 그만해야 한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선수들이 기죽지 않게 여러분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며 끝까지 선수들을 감쌌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