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전도연이 다 했다. 전도연의 얼굴이 서사가 된 '리볼버'다.
7일 개봉하는 영화 '리볼버'(연출 오승욱·제작 사나이픽처스)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하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출소하는 수영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를 마중 나온 의문의 여인 정윤선(임지연)은 수영의 곁을 맴돌며 그를 돕는다. 수영은 그런 정윤선을 임석용(이정재)이 보낸 인물이라고 눈치챈다.
앞서 하수영은 임석용과 함께 비리 경찰로 호의호식했으나, 7억과 자가를 보장받고 모든 죄를 뒤집어쓴 채 교도소에 들어갔다. 그러나 출소한 하수영에겐 임석용은커녕, 약속된 7억도, 내 집도 없었다.
이에 하수영은 자신에게 7억을 약속했던 이들을 찾아 나선다. 과연 하수영은 잃어버린 세월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리볼버 리뷰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리볼버'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건조하다'. 그만큼 작품은 버석하고 메마르다. 오승욱 감독의 전작 '무뢰한'(2015)처럼 영화 내내 하수영은 수분기 없이 메마른 얼굴로 자신의 7억을 찾아 나선다.
다만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리볼버'는 누아르 장르가 아닌 추적극에 가깝다. 하수영은 '리볼버' 한 자루를 들고 조사장(정만식), 앤디(지창욱), 그레이스(전혜진) 등을 차례차례 찾아간다. 그러면서도 속도감 있는 전개는 아니다. 오히려 차분하고 꽝꽝 얼어있는 얼음 같은 하수영의 얼굴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간다.
하수영을 연기하는 전도연은 단연 '리볼버'의 가장 큰 한 방이다. 전도연이 그려낸 하수영은 많은 표정 연기나 특별한 움직임이 없어도 얼굴 자체로 서사를 완성한다. 하수영이 가진 목적성과 집요함을 눈빛 하나로 만들어낸다.
그런 하수영의 곁을 맴도는 정윤선 역의 임지연 역시 힘을 더한다. 당초 '리볼버' 예고편 공개 당시 화려한 스타일링과 통통 튀는 톤으로 전작 '더 글로리' 속 박연진 캐릭터를 연상시켰으나, 뚜껑을 열어 본 '리볼버' 속 임지연은 또 다른 얼굴이다. 얼음 같은 하수영과 불 같은 정윤선이 만나 섞일 수 없으면서도, 서로에게 은근슬쩍 녹아내리는 '케미'도 재미를 더한다.
그러나 '리볼버'는 친절한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 하수영을 둘러싼 전사는 잠깐의 플래시백과 몇 대사들로 유추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인물들의 전사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임석용부터 정윤선, 조사장, 앤디, 그레이스, 신동호(김준한) 등 다수의 인물이 등장하지만 짧은 대사로 이들의 관계와 전사를 짐작하게 할 뿐이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누군가에겐 채워 넣는 '여백의 미' 재미를 줄 수 있지만, 동시에 불친절한 영화에 그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리볼버'는 영상미와 사운드, 연출적 기법이 담긴 장면들을 곱씹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과연 오승욱 감독의 메마른 감성이 이번에도 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러닝타임은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다.
◆ 기자 한줄평 : 끝나고 위스키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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