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고준희가 5년 만에 버닝썬 루머를 벗었다.
고준희는 5일 자신의 SNS에 "많은 격려와 응원 감사합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적었다.
이날 고준희는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지난 5~6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댓글 하나하나 읽어 보고 많은 위로가 됐다"며 "저보다도 마음고생 심하셨던 부모님도 많은 치유와 위로를 받으신 것 같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고준희는 유튜브 채널 '신동엽의 짠한형'에 출연해 지난 2019년 불거진 그룹 빅뱅 승리의 '
버닝썬' 루머에 연루됐던 당시 상황을 밝힌 바 있다.
고준희는 "2019년도에 그 사건이 나왔는데 제가 '뉴욕에 간 누나'라고 문자가 나왔다더라. 2015년도에 제가 뉴욕에 다녀온 인증샷을 SNS에 올릴 수도 있지 않냐. 그걸 보고 짜맞추기를 했다"며 "당시 그분(승리)과 같은 소속사였다 보니 누리꾼분들이 짜 맞추기를 한 거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고준희는 "저는 그때 '빙의'라는 드라마를 찍고 있었다. '버닝썬 사건' 자체를 몰랐는데 대한민국이 피곤할 정도로 5~6개월 정도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카톡 내용이 공개 됐는데 그 '누나'가 너라고 인터넷에 돌아다닌다'고 하더라. '내가 아닌데 무슨 상관이야?'라고 했다"며 "회사에 연락해서 물어봤다. '이게 만약 심각한 거면 나도 빨리 해명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더니 '댓글인데 그게 뭘?'이라고 했다. 저도 회사가 그렇게 얘기하니까 괜찮은 줄 알았다. 나도 떳떳하고, 아니고, 회사도 괜찮다고 하니까 그런 줄 알았다. 나는 내 작품이랑 일에 집중해야 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니까 심각성을 깨달았다. 부모님한테 지인분들까지 전화하더라"고 털어놨다.
고준희는 "회사에 아니라고 빨리 얘기를 해달라고 했다.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굳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드라마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나는 이 일을 그만둬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나를 망가뜨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다 고소하려고 했다"며 "근데 우리나라 법이 신기한 게 'OOO 누나'라고만 했지, 고준희의 'ㄱ'을 얘기한 사람이 없어서 고소를 할 수가 없다더라. '고준희'라고 얘기를 만들어 낸 누리꾼들 밖에 고소할 수가 없었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씁쓸함을 표했다.
전 빅뱅 멤버 승리는 클럽 버닝썬 내에서 성범죄 및 마약, 음란물 공유 등의 범행을 저지른 의혹을 받았다. 성매매, 성매매 알선, 성폭력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업무상 횡령, 식품위생법,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수폭행교사 혐의로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2월 출소했다.
그러나 승리의 의혹이 처음 제기되던 당시 여배우 A씨와 그의 친분설이 제기되며 함께 논란을 빚었다. 당시 승리와 같은 소속사이자 비슷한 시기 뉴욕을 방문했던 고준희가 해당 인물로 지목됐다. 그러나 해당 소속사에선 고준희의 루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고, 결국 고준희 본인이 소속사를 나온 뒤 직접 법적대응까지 하며 맞섰으나 루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에 대한 여파로 고준희는 약 5년간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이어 지난 6월 웹예능 '아침먹고가 2'에 출연한 고준희는 "저는 솔직히 얘기하면 버닝썬에 왜 제가 나오는지를 모르겠다. 버닝썬이 어딘지도 모르고, 가본 적도 없다"며 "그동안 그 몇 년 동안 저는 아니라고 얘기를 계속 해왔었다. 근데 그거를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것만 편집을 해서 나가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이를 시작으로 고준희는 '신동엽의 짠한형'에서도 버닝썬 루머를 언급하며 정면승부에 나섰다. 또한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데뷔 이래 첫 무대 연기에 도전하며 열일 행보에 나섰다.
앞서 버닝썬 주축 인물인 승리, 정준영 등이 출소한 뒤 해외 등지에서 호의호식하는 근황이 전해지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사태로 인해 루머 피해자가 된 고준희는 오히려 몇 년 간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가해자가 제일 잘 먹고 잘 사는 이상한 세상이다. 오히려 피해자는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기 위해 오랜 세월을 보냈다. 마침내 다시 대중 앞에 선 고준희의 활동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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