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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버' 임지연의 자화자찬 [인터뷰]
작성 : 2024년 08월 05일(월) 09:15

리볼버 임지연 인터뷰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임지연의 자존감이 한껏 올라갔다. 얄밉기는커녕, 오히려 사랑스러운 임지연의 '자화자찬'이다.

7일 개봉하는 영화 '리볼버'(연출 오승욱·제작 사나이픽처스)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임지연은 "지난해 촬영을 마쳤다. 제가 허명행 무술 감독님 팬이라서 대본을 보기 전부터 '올레'를 외쳤다. 여기에 전도연 선배와 지창욱, 오승욱 감독님의 조화라고 하셔서 저는 선택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무조건 참여하려고 했다"며 "솔직히 말하면 윤선이(임지연)도 너무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싶었다. 그 판에 들어가서 놀고 싶다는 생각과 욕심이 커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리볼버 임지연 인터뷰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리볼버'에서 임지연은 수영의 조력자인지, 적인지 알 수 없는 정윤선 역을 맡았다. 첫 등장부터 화려한 정윤선은 수영의 곁을 맴돌며 그를 돕지만, 마냥 아군으로 여길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정윤선에 대해 임지연은 "윤선이는 정말 산전수전을 다 겪은 여자다. 남자도 많이 만났고, 이혼도 해봤고, 돈도 많이 뜯어봤고, 그게 몸에 익숙한 여자다. 당연히 임석영(이정재)도 지나가는 남자 중 하나였고, 뜯어볼 게 있었는데 생각보다 하수영이 너무 쿨하고 멋있더라. 나나, 걔나 비슷하게 불쌍한 여자라고 생각해서 뜯어보려고 했는데 굉장히 쿨한 모습에 같은 여자로서 반했던 것 같다"며 "게다가 수영이는 '직진'하는 여자다. 좀 멋있었다. 손에 피가 묻어서 벌벌거리다가도 직진한다. 같은 처지라고 생각했는데 저랑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응원하고, 도와주게 된다. 동시에 항상 습관처럼 배신하려고 움직이는 모습이 묘하게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윤선은 작품 내내 하수영과 동행한다. 하수영이 얼음이라면, 정윤선은 불처럼 뜨겁다. 두 사람의 위태한 동행 속 정윤선은 점차 하수영의 온도에 맞춰 녹아내린다.

작품 초반부 하수영과 첫 대면 장면에 대해 임지연은 "사실 졸았다"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당연히 졸 수밖에 없다. 저는 전도연 선배보다 후배고, 기에 눌려서 잔뜩 졸아서 현장에 갔다. 근데 선배가 슛에 들어가기 전에 제 눈을 빤히 바라보시더라. 그 모습이 그냥 하수영이었다. 하수영으로서 제 눈을 빤히 보면서 '정윤선, 왜 왔냐?'라고 하시는데 그 기운이 제대로 느껴졌다. '이거구나! 가자!'라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후배로서 너무 좋은 기회를 주셨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도 나중에 후배한테 그러고 싶었다"고 감탄했다.

다만 과감한 정윤선과 달리, 배우 임지연은 고민이 많은 인물이었다. 임지연은 "저는 생각도 많고, 좌절도 하고, '이거야' 싶다가도 엎어버리고, 욕심도 많다. '난다 긴다'하는 선배들이 다 나오시는데 제가 얼마나 잘하려고 했겠냐. 처음으로 용기 내서 저도 감각적으로 움직여보기 위해 도전했다"며 "많은 생각을 안 했다. 대본에 많이 의지하지 않고, 현장에서 저도 모르게 나오는 동작들을 그냥 했다. 극 중 '언니!'라고 부르는 것도 없었다. 근데 저도 모르게 '언니! 언니!' 하게 되더라. 저도 그런 식의 독립적인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 되게 재밌었다. 솔직히 스스로에게 좀 칭찬해주고 싶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또한 임지연은 "저는 다 계산해서 '이거 할 거야' '저거 할 거야' '이렇게 반응할 거야' 식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못한다는 저만의 자격지심이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한 번 믿어보려고 했다. 선배들에게 정윤선으로서 얘기하려고 했다. 활개 치고, 돌아다니면서 그렇게 캐릭터를 입어본 것이 처음이라 재밌었다"고 말했다.

동시에 전작에서 보여준 이미지에 대한 고민도 있을 터다. 앞서 임지연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ENA '마당이 있는 집'에서 연달아 강한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다. 특히 '더 글로리'에서 연기한 학폭 가해자 박연진 역은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임지연은 "'리볼버' 스타일링에선 의상 실장님이 잘해주셨다. 최대한 겉치장을 많이 하고, 화려하고 튀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하이힐에 양말을 신는 등 말도 안 되는 매치를 잘해주셨다"며 "연진이도 채색이 강하고, 강렬한 부분이 있는데 윤선이와는 전혀 다르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예고편을 보시고 '연진이 같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전혀 다른 인물이다. '더 글로리'가 워낙 잘 된 작품이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보니까 '연진이 깰 거야'라는 생각은 하고 싶지도, 할 생각도 없고, 그런 걱정도 안 하고 싶다"고 자신했다.

리볼버 임지연 인터뷰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나 고충은 뜻밖의 부분에 있었다. 정윤선에 대한 서사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지연은 "감독님한테 '임석영은 어떻게 만났죠' '관계는 뭐죠' '정윤선은 어떤 인물이죠' '정윤선과 조사장(정만식)은 어떤 관계죠' '왜 이 말을 하는 거죠' '왜 이 표정을 짓죠' '어떻게 살았죠' 등 질문을 많이 했다. 근데 답을 안 주시더라"며 "정말 안 주셨다. 그냥 '선물이야'라고 하셨다. '이 대사는 왜 하는 거죠?' 했더니 '그냥 너한테 주는 선물이야'라고만 하셨다. 그래서 제가 이 선물을 꾸며보고 싶었다. 저에게 맡겨주신 부분이 너무 복잡하게 서술되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습관이 반영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럼 작품을 마친 지금 시점에서 감독님이 주신 선물이 무엇인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임지연은 "아직 안 주신 것 같기도 하고"라고 농담했다.

그러면서도 임지연은 "사실 이런 캐릭터를 하면 따로 놀 거나 영화에 톤앤매너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근데 감독님이 '오케이' 하시고 냅뒀다는 건 제가 정말 감독님을 믿고 막 했구나 싶다. 그런 부분에서 선물을 주신 것 같다"며 "제가 혼자 날뛰고, 혼자 하이톤이면 무섭고 두려웠을 법도 하지만, 감독님이 저를 정말 많이 믿어주신 것 같다. 그걸 열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고, 그걸 용기 있게 해 낸 저한테도 고맙고"라고 덧붙였다.

연이은 '자화자찬'에 임지연은 "원래 제가 이러지 않는다. 항상 아쉬운 부분을 분석하는데 윤선이는 제 연기 인생의 처음"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임지연은 "20대 때 연기를 배우면서 상대방과 호흡을 어떻게 하는지, 얼굴 표정을 어떻게 쓰는지도 몰랐다. 근데 지금은 굳이 얼굴을 어떻게 쓸 지 생각하지 않아도 중간중간 호흡만 명확하면 표정을 쓰게 되더라. 근데 그런 모습도 예뻐보였다. 얼굴이 많이 일그러지도, 입이 더 찢어져도, 제가 굉장히 예쁘게 나오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또한 임지연은 "뭔가 살짝 귀엽고 수줍게 알을 깬 것 같다. 항상 단단하고 명확하게 알을 만들어야만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게 깨진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 딱 한 번 깨봤다. 그 용기가 저한텐 너무 큰 용기였다. 그 알을 깼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한 단계 성장할 수 잇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지연은 "여성 액션 장르를 해보고 싶다. 저를 많이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 안 알아봐 주셔서 서운할 때도 있고"라며 농담했다. 이어 "자존감이 많이 올라갔다. 미친 자존감을 가진 정윤선을 연기하면서 저도 많이 배웠다. 전 스스로에 대한 자격지심이 많은 배우였는데 정윤선을 하면서 '되면 되고, 말면 말고'라는 걸 입 밖으로 처음 내보게 됐다. 앞으로도 좀 악착같이, 치열하게 대신 내려놓고 놀아보니까 대중이 좋아하는 걸 느껴봤다. 앞으로도 그렇게 연기하고, 그럴만한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다"고 인사했다.

리볼버 임지연 인터뷰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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