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한국 탁구가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땄다. 주인공은 혼합복식 신유빈-임종훈이다.
신유빈-임종훈은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을 게임스코어 4-0(11-5 11-7 11-7 14-12)으로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탁구는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이후 2016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에서 혼합복식 동메달을 획득하며 12년 묵은 한을 풀었다.
특히 임종훈은 파리 올림픽이 끝난 이후 입대할 예정이었는데, 이번 메달 획득으로 병역 특례를 받게 됐다.
신유빈-임종훈은 전날 세계최강 중국의 쑨잉샤-왕추친을 맞아 선전했지만 패배의 쓴맛을 보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했다.
그러나 패배의 여파는 없었다. 오히려 쑨잉샤-왕추친을 상대한 것이 도움이 된 듯, 웡춘팅-두호이켐을 경기 내내 압도했다. 신유빈-임종훈은 1게임을 11-5로 쉽게 가져간 뒤, 2게임도 11-7로 마무리하며 게임스코어 2-0으로 앞서 나갔다.
기세를 탄 신유빈-임종훈은 3게임 4-4에서 연속 3점을 따내며 7-4로 달아났다. 이후 2-3점차 리드를 지키며 3게임도 11-7로 가져갔다.
궁지에 몰린 웡춘팅-두호이켐은 4게임에서 반격을 시도했다. 게임 중반 7-6으로 역전했고, 이후 10-8 게임포인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신유빈-임종훈은 연속 득점으로 10-10을 만들며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이어 12-12에서 연달아 2점을 내며 14-12로 승리,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동메달을 확정 지은 순간, 신유빈과 임종훈은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신유빈은 경기 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뭔가 얼떨떨한 것 같다. 좋은 데 아직 잘 모르겠다. 아직 안 믿기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종훈은 "고생한 것이 생각나는 것 같다. 개인전이 아니라 혼합복식에서 메달을 딴 게 개인적으로 좀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빈이에게 고맙고, 스스로에게도 고생했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서로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신유빈은 "오빠가 없었으면 동메달을 못 땄을 것이다. 혼자서 못했을 것을 같이 해줘서 감사하다"면서 "몸 고생, 마음고생 많이 했는데 노력으로 (메달이) 나온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나도 그렇지만 유빈이도 손목도, 무릎도, 허리도 아팠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짧지 않은데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열심히 했고, 이렇게 성과를 얻게 돼 고맙다"고 전했다.
한편 혼합복식 결승전에서는 쑨잉샤-왕추친이 북한의 김금용-리정식을 게임스코어 4-2(11-6 7-11 11-8 11-5 7-11 11-8)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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