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회관=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홍명보 감독이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29일 서울 광화문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홍명보 감독은 기자회견장에 8장에 달하는 A4 용지를 들고 입장했다. 질의응답에 앞서 홍명보 감독은 A4 용지에 적힌 지신의 입장을 취재진과 국민을 향해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은 "4년 주기의 월드컵과 아시안컵 성과도 중요하지만 대표팀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해야 할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저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거쳤고, 전무이사로 행정도 거쳤다. 이런 경험을 통해 체계적 유소년 시스템 및 적극적인 유소년 발굴이 A대표팀과 한국축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배웠다. 이후 현장으로 복귀해 K리그 감독으로 중요성도 체험했다. 이러한 경함을 바탕으로 K리그와 동반성장 하는 대표팀을 꾸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 대표팀의 발전은 K리그 및 유소년 시스템의 발전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이뤄낼 것이다. 그 부분을 이해했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꼈고, 제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알 수 없는 발언만 거듭하던 이전과는 달랐다.
지난 10일 홍명보 감독은 광주FC와의 경기가 끝난 뒤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라면서 "나는 나를 버렸고,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라고 대표팀 수락 이유를 설명했다. 팬들은 '뜬구름 잡는 소리'라며 홍명보 감독에게 비판을 쏟아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한국 축구의 발전'이란 화두를 제시하며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평등, 대화, 책임감, 볼 소유 등 대표팀 운영 방법도 곁들였다.
'의리 축구' 혹은 '인맥 축구'라고 비판받았던 첫 대표팀 역시 실패라고 인정하며 반성했다.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K리그의 단편적인 선수만 뽑다 보니 팀에서 역할을 해야 하고 헌신하는 선수를 잘 몰랐다"라면서 "제 머리 속에 (명확한 쓰임새를 알고 있는) 이름들이 있다는 게 10년 전과 큰 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명확하지 않은 선임 과정 등 팬들이 진정 듣고 싶은 말은 명쾌한 답변을 남기지 않았다.
다른 두 명의 외국인 후보자와 달리 홍명보 감독은 면접을 진행하지 않고 이임생 기술총괄과의 면담만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뽑혔다. 8장에 달하는 A4 용지에 이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선임 과정에 대한 논란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대한축구협회를 감사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은 "그 부분에 대해서 (대한축구협회와) 전혀 이야기를 나눈 적 없다. 그것은 협회와 문체부의 관계다. 거기에 있어서 협회는 충실하게 소명하면 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홍명보 감독은 "많은 분들의 지적과 따끔한 비판의 목소리를 전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지만, 비판에 대한 답변은 회피했다. 정면 돌파를 택한 것 같지만 알맹이는 없었다. 이번 기자회견으로 홍명보 감독이 팬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앞으로 홍명보 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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