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회관=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팀 수락 이유를 분명히 했다. 다만 불투명한 선임 과정에 대한 논란은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광화문 축구회관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먼저 홍명보 감독은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앞서 지난 5개월간 여러 논란을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울산 HD 그리고 K리그 팬들에게 깊은 용서를 구하며 어떤 질책과 비난도 받아드리고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는 '각급 대표팀 연계성을 통한 한국 축구의 발전'이다. 홍명보 감독은 "저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거쳤고, 전무이사로 행정도 거쳤다. 이런 경험을 통해 체계적 유소년 시스템 및 적극적인 유소년 발굴이 A대표팀과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배웠다. 이후 현장으로 복귀해 K리그 감독으로 중요성도 체험했다"면서 "A대표팀의 발전은 K리그 및 유소년 시스템의 발전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이뤄낼 것이다. 그 부분을 이해했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꼈고, 제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표팀을 이끌 방법도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에게 평등과 대화, 책임감을 강조했다. 경기 내적으로 강조한 것은 '소유'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가 공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기본적으로 컨트롤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소유의 목적은 분명히 해야 한다. 전진성과 과감성을 더해서 공격과 수비를 연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목표는 최소 8강이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 대표팀이 원정 경기에서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 16강 진출이었다. 저희는 16강보다 더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앞으로 노력을 하겠다"고 못 박았다.
'의리 축구'를 언급하며 첫 번째 대표팀 감독직은 실패라고 인정했다. 홍명보 감독은 "K리그의 단편적인 선수만 뽑다 보니 팀에서 역할을 해야 하고 헌신하는 선수를 잘 몰랐다"면서 "제 머리 속에 (명확한 쓰임새를 알고 있는) 이름들이 있다는 게 10년 전과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으로 대한축구협회 감사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그 부분에 대해서 (대한축구협회와) 전혀 이야기를 나눈 적 없다. 그것은 협회와 문체부의 관계다. 거기에 있어서 협회는 충실하게 소명하면 될 것"이라며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축구협회장 자리를 권한 사실도 공개됐다. 정몽규 회장은 얼마 전 발매된 회고록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적었다. 홍명보 감독은 "정몽규 회장이 2020년 7월 그 제안을 한 게 맞다. 저는 그 자리에서 회장직보다는 현장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같은 경우 회장님과 사전에 연락 전혀 없었다. 이임생 기술이사와 대화를 통해 그 이야기를 듣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홍명보 감독은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홍명보 감독의 임기는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까지다. 홍명보 감독이 두 번째 대표팀 감독직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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