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시니어투어)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최경주가 소감을 전했다.
최경주는 29일(한국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최경주는 2위 리처드 그린(호주, 8언더파 280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시니어 투어 통산 2승째.
한국 선수가 시니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최경주가 처음이다. 이미 한국 선수 PGA 투어 첫 승, 최다 우승(8승), PGA 시니어투어 첫 승 등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최경주는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최경주는 "정말 행복하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줬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누게 돼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최경주는 또 "코스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번 주에 필사적으로 경기했다. 퍼트가 많은 도움이 됐고, 아이언 컨트롤도 좋았던 것 같다"면서 "5피트 이내의 퍼트가 잘 안돼, 일부러 그 거리를 피해서 공략하려고 집중했다. 이 코스가 바람이 많고 벙커도 까다롭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코스이다.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이 필요한데,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경기를 했다. 우승을 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경주는 1타 차 선두로 출발했다. 하지만 6번 홀까지 버디 없이 보기만 3개를 범하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최경주는 이후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몰아치며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다시 보기가 나왔지만, 최경주의 우승전선에는 이상이 없었다.
최경주는 "내 소원 중에 하나였기에 정말 우승이 하고 싶었다. 항상 디 오픈을 TV로 봤다"면서 "초반 6홀에서 3오버파를 기록해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7-9번 홀까지 지나면서 다시 감을 찾았고 조금 더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9번 홀 세컨샷에서 5번 아이언으로 편하게 쳤는데, 10피트 정도로 붙여서 버디를 할 수 있었다. 그 기세를 몰아 10번, 12번, 13번까지 버디 3개를 보탰고, 14번 홀에서 이글을 할 수 있었다"면서 "14번 홀 이글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참고 기다리니 나에게 기회가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경주는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응원하고 도와줘서 감사하다. 이곳이 한국 골프에 있어 또 한번의 역사적인 기록의 장소가 돼 기쁘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우승의 의미를 전했다.
한편 이번 우승으로 최경주는 내년 디 오픈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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