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회고록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대해 언급했다.
출판사 브레인스토어는 26일 "정몽규 회장이 자신의 축구 인생 30년을 되짚으면서 1년간 집필한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이 26일 출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책에서 정몽규 회장은 아시안컵서 대표팀이 진정한 원팀이 되지 못하고 내부 균열로 결승 진출이 무산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털어 놓았다.
정몽규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는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job)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평소 생활이나 숙소에서의 활동, 식사 시간 등은 최대한 자유롭게 해주려고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아시안컵의 실패는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원팀'이 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몽규 회장은 "축구협회는 그동안 기량이 우수한 선수를 길러내 유럽 무대에 진출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대표팀 전력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아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저학년 전국 대회나 연령대 대표팀부터 서로 존중하면서 원팀이 되는 것을 더욱 강조하려고 한다. 원팀 의식이 더 높아지지 않는다면 지금 수준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힘들겠다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표팀 내에서 유럽파의 비중도 엄청나게 커졌지만 그럼에도 대표팀 내에 여전히 위계질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감독과는 자율적 관계를 선호하지만 선수단 안에서는 오히려 선후배 간의 전통적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모순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자율성을 존중하는 '클린스만호' 내에서 발생했던 이러한 갈등은 향후 대표팀 운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고 답했다.
정몽규 회장의 논리를 팬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과 이후 논란, 탁구 게이트 사건 등 한국 축구가 휘청일 때 침묵으로 일관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할 때 잠시 모습을 비춘 것이 전부였다.
이후 정몽규 회장은 홍명보 감독 선임으로 다시 비판을 받았다. 팬들이 원하는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지 못했고, 홍명보 감독 특혜 논란까지 터졌다.
결국 정몽규 회장 개인으로는 시민단체 등에 배임 혐의로 고발을 당했고, 대한축구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그럼에도 정몽규 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러던 와중 회고록을 발매해 축구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팬들은 '소통은 책이 아니라 공식 석상에서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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