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끝판왕' 오승환(삼성 라이온즈)도 요나단 페라자(한화 이글스) 앞에선 작아진다. 페라자가 오승환의 새로운 천적이 됐다.
한화는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페라자였다.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9회말 2사 3루, 페라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페라자의 상대는 삼성의 마무리투수 오승환. 9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황영묵에게 3루타, 최재훈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무사 1, 3루 위기를 초래했지만, 장진혁을 병살타로 솎아내며 순식간에 2아웃을 잡아냈다. 앞선 4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난 페라자는 초구와 2구 볼을 모두 지켜본 뒤 3구 141km/h 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냈다. 이 타구는 2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끝내기 안타가 됐다.
전날에도 페라자가 결승타를 때려내며 오승환을 침몰시켰다. 23일 4-5로 삼성이 1점 앞선 8회 2사 만루, 삼성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여기서 페라자가 친 공이 1루수를 총알같이 빠져나갔고, 3루 주자와 2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한화가 6-5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도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던 페라자는 결정적 순간 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오승환 상대로 이틀 연속 결승타다. 페라자는 2경기에서 10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는데, 이 2안타가 모두 팀의 승리를 만드는 결승타가 됐다.
오승환 상대 타율이 무려 10할이다. 페라자는 오승환과 3번 맞붙어 3안타 1득점 3타점을 올렸다. 지난 5월 17일 경기 9회 1사 1루에서도 페라자는 2루타를 때려내며 오승환을 압박했다. 이 경기는 오승환이 0.2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과 3타석 이상 맞붙은 선수 중 타율 10할은 페라자가 유일하다. 그 뒤를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와 이지영(SSG 랜더스)가 각각 4타수 3안타 타율 0.750으로 뒤따르고 있다.
7연패에 빠져있던 한화는 페라자의 연속 결승타에 힘입어 2연승으로 반등의 발판을 만들었다. 8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도 1경기까지 바짝 좁혔다.
페라자는 7월 타율 0.212로 주춤하지만 결정적 상황에서는 여전히 타점을 올리며 한화의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 7월 10타점을 올린 페라자는 안치홍(13타점), 채은성(12타점)에 이은 팀 내 타점 3위에 올라 있다.
이번 시즌 한화는 '리빌딩 종료(Rebuilding is over)'를 선언하며 가을야구를 목표로 삼았다. 공동 5위 kt wiz, SSG 랜더스와 승차는 6경기다. 아직 49경기가 남아있고,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페라자가 극적으로 한화의 가을야구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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