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나는 아이언맨이다(I am Ironman)."
영화 '아이언맨'(2008)과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 인피니티 사가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명대사다.
현재의 마블 인기를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한 인기 캐릭터 아이언맨이 MCU를 떠난 지 5년이 흘렀다. 이후 MCU는 실험적인 새로운 캐릭터와 솔로 무비, 디즈니+ 드라마까지 연이어 공개했으나, 예전같지 않은 반응을 얻고 있다.
MCU라는 거대 프랜차이즈가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두 인기 캐릭터의 부재로 위태로워지면서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러던 중 24일 개봉한 마블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2000년부터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서 울버린 역을 맡은 휴 잭맨이 영화 '로건'(2017)으로 해당 배역을 내려놓은지 7년 만의 마블 울버린 복귀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휴 잭맨은 처음에는 울버린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울버린 복귀가 발표된 후 팬들에게 '로건'의 타임라인을 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감정, 유머, 대화, 액션까지 모든 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울버린 캐릭터에 다가갈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울버린을 연기한 25년 중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울버린으로 돌아온 휴 잭맨이 '현실 데드풀' 같은 라이언 레이놀즈를 만나자 시너지가 폭발했다.
개봉 첫 날이지만 관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이게 그동안 우리가 기대했던 멀티버스" "마블 지저스(마블 예수님) 진짜 인정한다" "둘이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등 호평으로 가득하다.
마블 스튜디오는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모양새다. 케빈 파이기는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의 복귀론에 회의적인 입장이었지만 마블의 흥행이 저조하자 '비장의 수'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의 복귀 가능성을 암시했다.
23일(현지시간) 해외 매체 디스커싱필름에 따르면 케빈 파이기는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울버린을 위해 잘 복귀시키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며 "울버린을 위해 방법을 찾아낸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휴 잭맨의 '데드풀과 울버린' 등장은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도 복귀 의사가 열려있긴 마찬가지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오펜하이머'로 아카데미 상을 받은 후 한 인터뷰에서 MCU로 돌아오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행복하게도 내 DNA에서 (아이언맨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크리스 에반스는 "완벽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그것이 횡령처럼 느껴지거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나는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좀 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과연 울버린의 MCU 복귀가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 복귀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제작사와 배우 모두가 만족하는 조건이라면 "나는 아이언맨이다"라는 대사로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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