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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은 다른데 특혜는 아니다?' 대한축구협회의 이해 못할 해명 [ST스페셜]
작성 : 2024년 07월 23일(화) 09:34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어설픈 해명이 오히려 의혹을 키웠다.

대한축구협회는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글을 게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내정했다고 발표한 이후, 감독 선임 과정과 절차에서의 불투명성, 특혜 의혹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의를 밝힌 뒤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 받게 된 이유, 외국인 후보자들이 프레젠테이션 등을 진행한 반면 홍명보 감독은 이임생 이사와의 면담만을 진행한 것 등에 대한축구협회의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만 대한축구협회는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고, 지난 13일 이사회 서면결의를 통해 홍명보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지난 15일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 출장을 떠난 상황이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이 공식 선임되고, 업무에 돌입한 이후에도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공식 홈페이지에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글을 게재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너무 늦은 대응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이밍보다 더 큰 문제는 그 내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한 외국인 감독은 장문의 분석자료도 제시했다며 홍 감독의 면담이 특혜라는 주장이 있는데, 물론 자료를 잘 준비해오면 그 감독과 에이전트가 의욕있고, 성의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국내 감독의 경우 다른 후보들에 비해 PT나 여러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기본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에서부터 국내 감독들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이나 팀을 만들어가는 축구철학, 경력 등에 대해 대부분 위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한 나라의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을 뽑으면서 모든 후보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은 걸 묻고 요구하는 면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최선을 아닐 것"이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이는 대한축구협회가 외국인 감독 후보자들과 국내 감독 후보자들을 처음부터 다른 잣대로 평가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다. 국내 감독들은 우리가 잘 아니 따로 PT나 자료를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한축구협회의 태도를 외국인 후보자들이 알았다면, 이를 공정한 경쟁이나 선임 절차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이었고, 자신들은 들러리였다고 받아들이지 않을까?

외국인 후보자가 잘 준비한 분석자료와 PT 등에 대해 '그것이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가 아닐 것'이라고 치부하는 것도 비상식적이다. 적어도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진심으로 다가온 외국인 후보자들에 대한 매너가 아니다. 향후 우리나라가 다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할 일이 있을 때, 어느 외국인 지도자가 진심으로 자료와 PT를 준비하려 할까? 어차피 대한축구협회는 이를 능력과 경쟁력의 근거로 보지 않을 텐데 말이다.

감독 선임 절차와 발표, 그 이후 대응까지 헛발질만 연발하는 대한축구협회를 보며 한국 축구팬들은 오늘도 한숨을 쉬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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