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가 UFC 무대에서 8년 만에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과 '스팅' 최승우는 1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최두호는 21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레모스 vs 잔디로바' 페더급 경기에서 빌 알지오에 2라운드 3분 38초, 펀치에 의한 TKO승을 거뒀다.
최두호가 옥타곤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 2016년 7월 티아고 타바레스전 KO승 이후 약 8년 만이다. 지난 8년 간 1무3패에 그쳤지만, 이날 승리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최두호는 UFC 페더급 기대주로 꼽혔던 파이터다. 지난 2014년 UFC 무대에 입성한 뒤, 후안 푸이그, 샘 시실리아, 타바레스를 모두 1라운드 KO로 꺾으며 차세대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최두호는 2016년 12월 당시 페더급 랭킹 4위였던 컵 스완슨과 맞대결을 펼쳤다. 두 선수는 3라운드 내내 계속 주먹을 뻗으며 난타전을 벌였고, 이는 2016년 최고의 명경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비록 경기는 최두호의 패배로 끝났지만, 최두호의 주가는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최두호는 이후 제레미 스티븐슨, 찰스 쥬르댕에게 연달아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공백기도 길어지면서 최두호에 대한 기대치도 조금씩 떨어졌다. 지난해 3월 카일 넬슨과의 경기에서는 우세한 경기를 펼쳤음에도, 무승부 판정이 나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최두호는 이날 알지오를 상대로 그동안의 아쉬움을 모두 씻었다.
최두호는 1라운드 초반부터 길로틴 초크를 시도하며 알지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알지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백 스핀 엘보를 최두호의 얼굴에 적중시켰고, 이후 장기인 레슬링을 바탕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아쉬운 1라운드를 보낸 최두호는 2라운드에서 다시 힘을 냈다. 잽과 카프킥을 적중시키며 서서히 케이지의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알지오의 안면에 연달아 강력한 펀치를 적중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충격을 견디지 못한 알지오는 옥타곤에 주저 앉아 경기를 포기하는 듯한 동작을 취했고, 심판이 즉시 경기를 중단시키면서 최두호의 승리가 확정됐다.
경기 후 최두호는 이날 세컨으로 함께 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오랜만에 거둔 승리에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최두호는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거둔 승리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의심했고, 나 스스로도 의심했었다"며 "내가 잘 할 수 있다고, 다시 이기고 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기고) 많은 감정들이 떠올라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최두호는 또 "전체적으로 주먹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압박하고, 도망가는 상대를 가두려고 했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상대가 오히려 내게 다가오고, 거리도 생각보다 멀었던 것 같다. 1라운드 때는 감을 잘 잡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찬성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최두호는 "정찬성 형은 전부터 존경하고 좋아하는 형이다. 팀이 다른 데도 흔쾌히 도와주고 응원해 준다. 늘 감사하고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최두호와 정찬성은 인터뷰 후 함께 옥타곤 안에서 사진을 찍으며 승리의 기쁨을 함께 했다.
최두호가 화끈한 KO승을 거둔 것과는 달리, 이정영과 최승우는 KO패의 쓴맛을 봤다.
최두호에 앞서 경기를 펼친 이정영은 하이더 아밀과 난타전을 펼쳤지만, 상대의 공격을 버텨내지 못하며 1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코메인 이벤트에 출격한 최승우도 스티브 가르시아와의 타격전에서 밀리며 1라운드 TKO패로 무릎을 꿇었다.
한편 이번 대회 메인이벤트로 펼쳐진 여성 스트로급 경기에서는 랭킹 5위 비르나 잔디로바가 3위 아만다 레모스에 2라운드 서브미션승을 거뒀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