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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감독 선임 과정' 들여다볼까…반발하는 대한축구협회
작성 : 2024년 07월 17일(수) 10:4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논란이 축구계를 넘어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직접 조사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자, 대한축구협회는 반발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의 실패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약 5개월 간의 감독 선임 작업 끝에 지난 7일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외국인 감독 선임에 근접했음에도 이를 성사시키지 못한 점, 한창 시즌 중인 K리그1 구단에서 감독을 빼온 점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이 이전에는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점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불씨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폭로였다. 박 위원은 그동안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에 참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홍명보 감독 내정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알았음을 밝혔다. 이로 인해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절차와 투명성, 공정성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대한축구협회는 이사회 서면결의를 통해 홍명보 감독을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정식 선임했다. 23명의 이사 가운데 21명이 찬성했는데, 대한축구협회와 그 내부 인물들이 축구 팬들의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체부가 사태 파악에 나섰다. 문체부 고위 당국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언론에 기사가 나와도 지켜봤다"면서도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축구협회의 운영과 관련해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하자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덧붙였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 또한 엄정한 조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부터 정부 유관기관이 포함됐으며, '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출자·출연·보조를 받는 기관'으로 등록됐 있다. 이에 따라 문체부가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등의 조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이러한 문체부의 움직임이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회장이나 임원의 자격을 심사할 수는 있어도 스포츠나 기술적인 부분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며 "전 세계에 그렇게 하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또한 정부의 간섭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정관 14조 1항에는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제삼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 15조에는 '모든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단체의 행정에 개입하려 하자, FIFA는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자격을 정지했다. 또한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예선 잔여 경기를 몰수패 처리당한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와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문체부의 개입 시도와 이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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