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절차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전 부회장이 "행정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8일에는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브리핑에 나서, 홍명보 감독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홍명보 감독의 내정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과 감독 선임 과정에서 느낀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하면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영표 전 부회장도 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영표 전 부회장은 "팬들이 불만이 많은 것은 그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우리가 거스 포옛 감독, 다비드 바그너 감독, 홍명보 감독의 의사를 물었고, 원래의 절차는 기존 전력강화위원들과 소통을 하고 난 후에 발표를 했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생략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브리핑에서 소통 문제에 대해 보안을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영표 전 부회장은 "보안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5개월 동안 함께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노력했던 전력강화위원들을 결국은 믿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것은 행정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외국인 감독 선임을 원하는 여론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지도자가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애초에 대한축구협회가 국내 지도자 선임을 원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전 부회장은 "그건 분명히 아니었다. 4월 중하순만 하더라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외국인 감독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면서도 "우리가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좋은 외국인 감독 1명(거스 히딩크 감독)이 팀을 어떻게 바꾸는지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 황금세대에 외국인 감독이 오면 2026년 월드컵에서 정말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전 부회장은 또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롭 감독급 지도자와 접촉하고 있다'고 한 과거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를 전했다. 이 전 부회장은 "당시만 해도 사비 에르난데스,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 등과 접촉을 해서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팬들의 소망과 많이 달랐다.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으로 이 전 부회장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팬들을 실망시킨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또 한 가지는 협회가 여러 가지 행정적인 실수를 했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 될 수도 있다"며 "그런 것을 보면서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함께 지혜를 모아 정말 큰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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