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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션' 감독 "지성의 마약 금단 현상 연기, 경탄하며 봤다" [일문일답]
작성 : 2024년 07월 09일(화) 09:00

커넥션 지성 / 사진=SBS 방송 캡처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커넥션' 김문교 감독이 마약 중독 연기를 열연한 배우 지성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문교 감독은 최근 스포츠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극본 이현·감독 김문교) 종영 소감을 전했다.

'커넥션'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 장재경(지성)이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추적서스펜스를 그린 드라마다.

'커넥션'은 지성, 전미도, 권율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속도감 있는 전개, 독특한 연출 방법으로 살린 마약 장면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몰입감을 안겼다. 이에 방송 내내 시청률 상승폭을 그리더니 최종화에서 자체 최고 14.2%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 이하 김문교 감독과의 일문일답

Q. '커넥션' 시청자 호평 반응과 흥행에 대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첫 방송이 나가고 한 달 반 정도,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덕분에 꽤 기분 좋은 고양감 속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함께한 분들 모두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 그 점이 가장 기쁘고 감사합니다. 작가님과 배우들은 물론이고 제작진 한 사람 한 사람이 최선을 다해줬습니다. '커넥션'은 촬영부터 방송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했던 탓에 육체적으로 고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도 쉽고 편한 길 대신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아줬던 배우, 제작진들에게 자주 놀라고 자극받았습니다. 시청자분들이 저희 동료들의 노력을 알아주실 때마다 짜릿하고 행복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Q. 연출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대본이 가진 매력을 TV라는 매체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마약이나 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를 어느 정도의 수위로 표현해야할지, 또 정교하게 설계된 이야기를 어느 정도 친절한 방식으로 설명할지에 대해 자주 고민했습니다.
상황 자체는 자극적으로 만들되 적게 보여주자, 때로 세련되어 보이지 않더라도 최대한 이야기의 전체를 이해하게 하자, 라는 결론에 닿기까지 많은 분들이 함께 고민해주셨습니다. 어쩌면 훌륭한 동료들의 좋은 의견을 잘 받아들이려고 애쓴 것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커넥션 / 사진=SBS 제공


Q. 지성이 마약에 중독됐을 때, 금단현상에 몸부림칠 때 등 마약 장면이 리얼하게 다가왔습니다. 연기는 물론이고, 연출이 특히 과감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방식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이 드라마는 장재경이 마약에 중독되면서 시작되는데 그 중독 사실을 주인공조차 1회의 마지막에야 알게 됩니다. 시청자들에게 재경이 납치되고 타의에 의해 마약에 중독되는 과정을 설명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너무 선명하게 보여주기엔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선정적으로 보일 것 같았고, 너무 불친절하게 보여주면 이야기의 힘이 빠지겠다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중독의 과정에서는 인물의 표정보다는 상황과 사물에 집중해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금단 표현의 경우, 여러 이유로 직접적인 표현들을 자제해 온 저희 입장에서 가장 편하게 과감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배우 입장에서도 제작진 입장에서도 좀 편하게 표현한 부분이 있습니다. 다른 자극적인 장면들과 달리 금단으로 인한 고통은 조금 세게 표현해도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또 그 고통이 잘 전달되는 만큼 사람들이 장재경에게 이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장재경의 고통과 혼란을 표현하는 기술적인 방식에 있어선 김동영 촬영감독님의 도움이 정말 컸습니다.

Q. 지성-전미도-권율-김경남-정순원-정유민-차엽-이강욱 등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어떤가요?

A. 이렇게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이렇게 성격도 좋다고? 커넥션에 출연한 배우들의 공통점은 딱 이 세 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이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 예술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 행복했고, 그 훌륭함이 행여 저의 실수로 소실될까 불안했습니다. 대본에 대해, 연기에 대해, 예술에 대해, 나아가 인간에 대해 정말 깊은 이해를 가진 분들의 동료로 일할 수 있었단 점이 큰 영광이었습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고 감정표현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 현장에서 제가 느낀 감동에 대해 거의 표현을 못했습니다. 배우들의 의문에 대해서 명쾌하게 답변해주지 못한 순간도 꽤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 배우들은 항상 저를 믿고 제 선택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땐 그 신뢰가 마냥 감사했고 아주 조금은 의아한 부분도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스스로의 심지가 굳은 분들이기 때문에 그 신뢰를 저에게도 나눠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커넥션'의 순간들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이들 덕에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단초를 찾은 것 같고, 그 성장을 보여줄 수 있도록 꼭 이 배우들과 다시 한 번 작업하고 싶습니다.

커넥션 지성 / 사진=SBS 방송 캡처


Q. 리얼하게 마약 중독을 연기한 지성 배우를 향한 호평이 많습니다. 특히 함께 많은 고민을 하며 만들었던 장면,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있을까요?

A. 가장 많이 이야기를 나눈 장면은 1부 마지막 장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3부 엔딩에서 마약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마약과 마약 범죄를 혐오하는 마약반 형사가 수사를 위해, 또 더 이상 견디기 힘든 금단 현상 때문에 마약에 손을 뻗는 장면에서, 지성 배우의 표정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손이 닿기 직전에 잠시 멈춘 괴로운 얼굴에 살짝 웃음이 떠오르는데, 그것이 마약에 의한 이 사람의 순간적인 광기 같기도, 동시에 그 아이러니한 상황 속 자신의 모습에 대한 비웃음처럼도 느껴져서 경탄하며 봤습니다.

Q. '커넥션'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조금 쑥스럽지만 '커넥션'이란 작품의 제작에 참여하는 동안, 그리고 시청자의 마음으로 다시 방송분을 보는 동안, 돌아간 황현산 문학평론가가 남긴 말 한 마디가 자주 생각났습니다. '시는, 패배를 말하는 시까지도, 패배주의에 반대한다'는 문장입니다. '커넥션'은 인간이 인간에게 잔인하게 구는 장면이 꽤 나오기도 하고 인간의 어두운 면을 자주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작품 속 인물의 말로가 대체로 좋지 않고, 우정이란 긍정적 가치의 이면을 자꾸 들춰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작가님이 이 대본을 통해 하고자 했던 일은 그 씁쓸하고 어두운 면을 짚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어두운 면 너머에서 인간이 지켜내야 할 무엇을 발견하는 데에 있었다고 믿습니다. 시청자분들이 커넥션을 어둡고 쓸쓸한 드라마로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둡고 씁쓸한 것들 사이에서 힘들게 건져낸 반짝이는 것의 가치를 함께 발견하고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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