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회관=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가운데 분노한 축구 팬이 항의의 표시로 근조화환을 보냈다.
앞서 8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홍명보 감독 국가대표 내정 브리핑이 열렸다. 이번 브리핑은 대표팀 감독 선임을 이끌었던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진행했다.
이임생 기술총괄은 "지난 7월 2일부터 4일까지 외국인 감독 후보 2명을 대면 인터뷰를 하고 4월 한국에 돌아왔다. 스스로 한국 축구를 위해 많은 고민은 했다. 7월 5일 경기를 하고 돌아오는 홍명보 감독 집에서 밤 11시에 만났다. 홍명보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홍명보 감독에게 몇 차례 한국 축구와 A대표팀과 헌신해달라는 부탁을 몇 차례나 드렸다"면서 협상 과정을 설명했다.
이임생 기술이사는 "정몽규 회장님이 말씀하신 부분이 딱 하나다.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해나가라. 그래서 홍명보 감독 마지막 결정도 회장님께 보고 안 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차상의 문제가 없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가 이야기했을 때 (내정설 등) 다른 것이 있는 게 아니냐 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 정몽규 회장님이 저에게 모든 권한을 주셨기 때문에 투명하게 절차대로 제 스스로 진행했다"며 절차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한편 축구 팬들은 홍명보 감독 선임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약 5개월의 시간 동안 감독 선임 작업을 계속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과 그 후의 논란, 아시안컵 실패 등으로 팬심을 잃었고, 3월과 6월 A매치 기간 동안 두 번의 '임시 감독'을 기용하며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과정과 결과 모두 팬심을 되돌리지 못했다.
팬들은 행동에 나섰다. 오후 1시경 축구회관 앞에 근조 화환이 배달됐다. 화환에는 "홍명보와 아이들 시즌2, 2014년 브라질 월드컵으로 돌아갈 것인가요!"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당시 1무 2패(승점 1점)로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거센 비판을 받으며 그해 7월 스스로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화환 배달업자는 "앞으로 근조 화환이 많이 올 것이다. 주문이 잔뜩 들어와서 일하는 사람 모두 놀랐다"라고 밝혔다.
한편, 30분 후 기자가 다시 축구회관을 찾았을 때 근조 화환은 흔적 없이 치워진 상태였다.
근조 화환이 있던 축구회관 자리 / 사진=김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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