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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수사단', 정종연 월드 오픈 [인터뷰]
작성 : 2024년 06월 29일(토) 11:46

미스터리 수사단 정종연 PD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미스터리 수사단' 정종연 PD가 보여주는 디테일은 놀랍다. 단순한 추리를 넘어 출연자들을 상황에 던져놓고 감각을 속인다. 자신이 내놓은 작품을 도장 깨기 하듯 한계를 넘는 정 PD. 다음 스탭이 기대되는 이유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혜리, 이은지, 카리나, 존박, 이용진, 김도훈이 비밀수사단체 'XIN' 멤버가 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을 추적하고 해결하는 어드벤처 추리 예능이다.

정종연 PD는 자신의 대표작이기도 한 '대탈출' 시리즈, '여고추리반' 시리즈로 추리예능의 선구자란 수식어를 얻었다.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스케일 구현, 기발한 추리문제, 출연자를 몰입하게 하는 디테일은 정종연 PD의 특기다. 그는 CJ 퇴사 후 김태호 PD가 설립한 제작사 '테오'에 입사했다. 이후 넷플릭스란 자본력을 만나 날개를 달았고, '데블스 플랜'에 이어 이번 '미스터리 수사단'을 통해 해외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정종연 PD는 이번 '미스터리 수사단'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 "제가 주로 하는 건 두뇌서바이벌과 어드벤처 장르다. 늘 새로운 IP, 제3의 또 다른 것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일단 '테오'라는 제작사에 있기도 하고, 플랫폼들의 의견도 있으니 제가 잘하고,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것들을 해서 행복한 상황을 만들어 놔야 할 것 같았다"고 솔직히 말했다.

'미스터리 수사단'의 에피소드는 2개다. 오컬트물 '악마의 사제'와 크리처물 '심해 속으로'로 구성됐다. 정종연 PD는 "해외 시청자들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국내 시청자들은 '우리' 세계에 없는 소재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래서 좀비물을 좋아하지 않나. '대탈출' 때도 오컬트, 초자연적인 소재를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아 이를 구체화시킨 것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고난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추리 예능이 아닌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 어드벤처에 초점을 맞추는 중이란다. 때문에 '문제 난이도가 쉬웠다' 평에 대해서도 정 PD는 "기본적으로는 '대탈출' 같은 경우에는 방탈출이 테마였다. 실제로 방탈출 카페에 가면 있는 자물쇠 풀기 퍼즐 같은 요소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이를 서서히 없애야 스토리에 몰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려 완전히 빼는 건 쉽지 않지만 서서히, 실제로 상황을 해결하는 리얼한 상황에 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추리보다는 어드벤처, 체험에 초점을 맞추는 PD다. 퍼즐적인 요소들이 징검다리 역할을 했던 것도 맞지만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적응하는 단계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실제와 같은 상황을 몰입감을 안기기 위해 정종연 PD는 세트 하나를 통으로 제작하고, 잠수함을 기울이고, 물 하나까지도 신경 썼다. 그는 "출연자들의 감각들을 속여야 한다. 잠수함 안에 쏟아진 물은 정말 짠 물이다. 입에 물이 들어갔는데 짜면 얼마나 몰입이 되겠냐. 사실 바닷물을 판매하고 있지만, 비용이 아까워서 소금이랑 실제 바다 성분이랑 비슷하게 섞었다. 그래야 잠수함이란 각인이 되지 않냐"며 "시청자들은 모를 수 있지만 출연자들 마음속에 각인시키는 리얼함을 좋아한다"고 웃었다.

또 "예전에 '대탈출' 크레이지 하우스 편을 통해 처음부터 세트를 만들어본 적이 있다. 돈도 많이 들고 힘도 들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궁극의 목표"라며 "시즌에 한 번 정도는 이런 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번 시즌에는 '대탈출'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등장했다. 수사단의 이동수단 '챔버'는 '대탈출'의 타임머신, '악마의 사제'는 '대탈출'에서 흔히 봐왔던 형식의 추리 문제들이 등장했다.

자연스럽게 '대탈출' 이야기가 이어지자 정 PD는 "세트의 비용 등을 따져도 '심해 속으로' 만한 것은 없었다. 완성도 적인 측면에서도 물론 '악마의 사제'도 그렇다"라며 "'대탈출'의 고점과 싸우는 느낌이다. 대부분 자신한테 좋았던 것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전 이겨낼 거다. 그리고 여러 가지 다양한 방향의 에피소드에 도전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미스터리 수사단' 엔딩이 갑자기 마무리된다는 평에 대해서도 "느닷없이 끝나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사건이 끝났으면 끝난 거지 뒤풀이 하는 건 필요 없지 않나란 문제의식이 있었다. '대탈출' 때는 버라이어티적 허용으로 가자였다. 안 해본 것을 해보자였던 건데 조금 고민이 된다. 어떤 아이디어가 있긴 한데, 개선될 여지는 있다"고 귀띔했다.

앞으로의 시즌을 기대하게 한 정 PD다. 이번에 공개된 에피소드는 단 2개뿐. 회차로 따지면 6회 분량이다. 그의 예능을 기대했던 팬들은 "너무 짧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짧게 만든 이유에 대해 묻자 "'대탈출'이 엄청 힘든 프로그램이었다. 사실은 기피 프로그램이다. 진짜로 힘들었어서 만약 '대탈출'을 하게 되더라도 에피소드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그런 면에선 시청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 조금 더 좋은 프로그램을 가져가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제작비가 현실적이다. 의미 있는데 쓰인다면 아끼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다"며 "다음 시즌에 대한 구상은 늘 있다. 근데 입금이 돼야"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정종연 PD는 자신이 쌓아온 기반 아래 '아무도 안 해 본 것', '하지 않은 것'에 도전 중이다. "남들이 안 하는 장르를 하고 싶다"는 정 PD는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해' 하는 걸 하면 아무도 없는데 저 혼자 서있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바이벌 예능을 하는 PD도 많아졌고, 어드벤처 버라이어티도 생기다보니 다른 걸 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대탈출'을 내놓았을 때 보람이 컸다. 시청자분들도 좋게 봐주시고, 애쓴다는 느낌으로 봐주셔서 보람이 크다"고 웃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기획력은 어디서 얻냐는 질문을 받자 "어렸을 때부터 해외 콘텐츠, 외화를 좋아했다. 쉽게 질려해서 얕고 넓게 취향이 퍼져있고,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한테 소개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제가 봤던 콘텐츠를 무조건 예능에 연결되게끔 한다. 저도 모르게 자양분이 되는 것 같다. 그게 자산인 것 같다. 콘텐츠적인 자존감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청률에 목매는 그런 시대가 아니에요. 대신 잘 만들어야 해요. 내가 좋아하고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들어야 하야지 취향을 저격해야 하는 게 밖에 있으면 수수께끼가 되지 않을까요. 1위를 하면 당연히 좋지만 그게 모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늘 다음 시즌 제작이 더 좋은 것이 아니겠어요".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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