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올 시즌 KBO 리그 1호 퇴출의 불명예를 쓴 전 SSG 랜더스 로버트 더거가 마이너리그에서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 트리플A팀 라스베이거스 에비에이터스 소속인 더거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라스베이거스 볼파크에서 열린 새크라멘토 리버캣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 6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1회 1사에서 더거는 타일러 피트제럴드에게 2루타를 내줬다. 헌터 비숍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케이시 슈미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1, 2루에 몰렸다. 더거는 블레이크 새이볼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더거는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2, 3회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4회 1사 후 안타를 내줬지만 바로 3-6-3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6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펼친 더거는 7회 카일 뮬러와 교체되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더거의 마이너리그 성적은 6경기(4선발) 26.2이닝 29탈삼진 12볼넷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38이 됐다. 5월에는 2경기 평균자책점 4.50으로 주춤했지만, 6월 들어 4경기(2선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89로 기세를 끌어 올렸다.
2024시즌 전 더거는 총액 90만 달러로 SSG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SSG는 "더거가 최고 150km/h의 힘 있는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특히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완성도 있게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풍부한 선발 경험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춰 큰 약점이 없는 완성형 선발투수로 판단했다"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더거의 피칭은 재앙에 가까웠다. 더거는 KBO 리그 6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을 기록했고 평균자책점 12.71의 성적으로 한국을 떠났다.
지난 4월 6일 경기가 결정적이었다. 이날 더거는 NC 다이노스 상대 3이닝 12피안타 7사사구 4탈삼진 14실점 13자책을 기록하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14실점은 KBO 리그 선발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다. 지금까지 선발투수의 14실점은 총 3회 나왔다. 앞서 1998년 김유봉(두산 베어스)과 2017년 재크 페트릭(삼성 라이온즈)가 한 경기 14실점을 내준 바 있다.
결국 SSG는 더거를 방출했고 대체 선수로 드류 앤더슨을 영입했다. 앤더슨은 지금까지 8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5.05의 성적을 남겼다.
한편 더거는 박효준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이날 박효준은 9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석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박효준의 마이너리그 성적은 198타수 56안타 5홈런 11도루 36득점 38타점 타율 0,283 출루율 0.400 장타율 0.439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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