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김민규가 한국을 대표하는 내셔널타이틀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총상금 14억 원)에서 2년 만에 다시 우승했다. 2022년 조민규와의 연장전 끝에 우승한 후 2년만의 통산 2승을 올리면서 지난 2015~16년 이경훈에 이어 8년 만이자 7번째로 한국오픈 2승자가 됐다. 이로써 66년의 대회 역사상 24명의 한국 선수가 39승을 쌓았다.
김민규는 23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 7326야드)에서 열린 파이널 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에 버디 5개, 보기 2개를 합쳐 5언더파 66타를 치며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했다. 선두 송영한에 2타 차 3위에서 출발한 김민규는 3, 5번 홀 버디를 잡은 뒤 7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냈다. 하지만 8번 홀 이글을 잡은 뒤 후반 12, 14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특히 파3 13번(228야드) 홀이 이날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티 샷이 낮게 날아가며 물에 빠졌다가 물수제비가 되어 튕겨 나왔고 거기서 어프로치 샷을 잘 붙여서 파세이브 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후 16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으나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3타차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우승 후 프레스룸에 들어온 김민규는 13번 홀 상황에 대해 "4번 아이언을 잡고 로우 페이드 샷을 시도했는데 너무 낮게 날아갔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캐리가 안 나오는데 물이 튀는 걸 보고 빠졌다고 봤는데 물에서 맞고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나는 가망 없다(No Chance)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보니 공이 살아 있어서 그 순간 최경주가 지난 SK텔레콤오픈 우승할 때의 극적인 샷이 생각났다. 공이 너무 낮게 가다 보니 튕겨 나왔던 것 같다. 물수제비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규는 2년 전 디오픈에 이어 7월의 디오픈에 출전하게 됐다. 한 달여 남은 디오픈과 관련해서 "2년 전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가서 예선 통과를 못 했는데 올해는 예선전부터 통과해 4일을 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김민규는 2년 전 이 대회에서 국내 첫 승을 올린 뒤에 올해 3주 전 열린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2승에 이어 KPGA투어 3승을 쌓고 상금 5억 원을 더해 상금왕에 올랐다.
김민규와 송영한이 오는 7월 스코틀랜드 로열트룬에서 열리는 제152회 디오픈 출전권을 얻었다.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송영한은 버디 3개에 보기와 9번 홀 더블보기를 적어내면서 이븐파 71타를 쳐서 2위(8언더파)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일본남자프로(JGTO)투어에서 지난해 8월 KBC오거스타에서 일본 2승을 기록한 송영한은 고국에서 6년 만에 출전한 이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송영한은 "예전 로열버크데일에서 열린 디오픈에 출전한 적이 있는데 당시 스케줄 관리와 시차 적응이 힘들었다"면서 "이번엔 링크스 코스에 잘 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2년간 국가대표로 이 대회에 출전해 '베스트 아마추어'에 올랐던 KPGA루키 장유빈은 5번 홀 이글에 더해 버디 6개, 보기 2개 6언더파 65타를 쳐서 2위로 출발해 이븐파에 그친 강경남과 공동 3위(7언더파)로 대회를 마감했다.
미구엘 타부에나(필리핀)가 4타를 줄여 5위(6언더파), 이븐파를 친 황중곤이 1오버파를 친 허인회와 함께 공동 6위(3언더파)를 기록했다. 함정우가 3언더파를 쳐서 유송규와 공동 8위(2언더파), 이 대회 2승을 올린 배상문이 2타를 줄여 이상희, 이정환, 스티브 류튼(잉글랜드)과 공동 10위(1언더파)로 마쳤다.
올해 한국오픈을 주최한 대한골프협회(KGA)는 지난해보다 코스에 대한 전략성을 더 높인 세팅을 했다. 언더파를 친 선수는 12명이 나왔다. 아마추어로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중3 안성현은 이날 13타를 잃고 65위(25오버파)로 마쳐 '베스트 아마추어'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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