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이승엽 감독은 포스 아웃 상황임을 알고 있었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명확한 판단을 내렸다.

두산은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7회 심판 판정 문제로 경기가 10여분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두산이 6-2로 앞선 1사 1루 상황에서 김형준이 2루 땅볼을 쳤고, 2루수 강승호는 1루에 송구를 감행했다. 타자 주자 김형준은 세이프 판정을 받았고, 1루수 양석환이 유격수 박준영에게 다시 송구하며 1루 주자 김휘집을 2루에서 잡으려 했다. 김휘집은 태그를 피하며 2루에 들어갔고 2루심은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여기서 오심이 발생했다. 김형준이 세이프되는 순간 2루에서 포스 아웃이 성립한다. 포구와 동시에 박준영은 베이스를 밟고 있었고, 김휘집은 태그 유무에 상관없이 포스 아웃이 되는 것.

두산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 판독 센터는 원심 유지 판정을 내렸다.

판독 결과를 보고 이승엽 감독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승엽 감독은 심판진에게 어필했고, 4심이 모여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긴 회의 끝에 주심이 마이크를 잡고 "1루에서 세이프가 나왔고 2루에서는 포스 플레이가 성립한다. 태그와 상관없이 공을 잡고 (박준영이) 베이스에 있었기 때문에 아웃을 선언한다"라며 판정을 번복했다.

두산 관계자는 "이승엽 감독은 포스 아웃 상황임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포스 플레이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는데, 심판진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태그 플레이에 대한 판독을 실시한 것이다.

판정이 정정되자 강인권 감독도 그라운드에 나와 항의했다. 강인권 감독 입장에선 비디오 판독 결과가 바뀌었으니 심기가 불편할 만한 상황이었다. 긴 항의에도 퇴장까지는 이어지지 않았고, 10여분에 걸친 소동 끝에 경기가 재개됐다.

이승엽 감독의 명확한 상황판단이 없었다면 NC 측으로 흐름이 넘어갈 수 있었다. 7회 위기를 넘긴 두산은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다만 심판진의 판단은 아쉽다. 심판도 사람이니 오심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센터 역시 포스 플레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건 생각해야 할 문제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