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중국 누리꾼들이 손흥민과 이강인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는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창의융합학부 교수가 세태를 분석했다.
김도훈 임시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최종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맹활약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공간 침투와 드리블 돌파를 병행하며 한국 공격의 첨병 역할을 했다. 이강인은 결승골을 터트리며 한국에 승리를 선사했다.
이날 유일한 득점 역시 손흥민과 이강인이 합작했다. 후반 16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패스를 보냈다. 이 공은 한국 선수들의 발에 걸리지 않으며 찬스가 무산될 뻔했지만, 이강인이 쇄도하며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올렸다.
중국 응원단은 한국 주요 선수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보냈다. 자신들에게 배정된 3300석을 가득 메운 중국 응원단은 경기 전부터 구호를 외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다만 경기 중에는 도 넘은 야유를 보내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보다 못한 손흥민이 행동에 나섰다. 손흥민은 경기 도중 중국 응원단 앞으로 다가가 '3-0' 제스쳐를 취했다. 앞서 한국은 중국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특별히 야유를 할 행동을 하진 않았다. 야유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저희 홈경기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한국 팬분들을 무시하는 기분을 받았다"면서 "한국 선수로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이 했던 경기를 제스쳐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득점 후 손흥민에게 뛰어가는 이강인 / 사진=DB
중국 누리꾼은 손흥민을 비롯해 한국 주요 선수들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서경덕 교수 측에 따르면 중국 웨이보에는 중국 국가대표 웨이 시하오 옆에 손흥민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합성 사진과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휠체어 4대에 쓰레기봉투로 보이는 물체가 있고, 각 물체 위에는 한국 국가대표 김민재,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의 이름이 중국어로 적혀 있다.
서경덕 교수는 "많은 누리꾼에게 이 같은 합성 사진을 제보받았는데, 이는 도를 넘어 현재 중국 내 '혐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힘주어 말했따.
중국의 한국 선수단 조롱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2월 중국 '소후닷컴'은 "한국의 탁구선수, 이강인"이라는 제목으로 이강인이 탁구채를 잡고 있는 합성 사진을 올려 큰 논란이 됐었다.
서경덕 교수는 "한국의 많은 대표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다 보니 중국인들의 열등감이 더 심해지고 있다"면서 "이들의 삐뚤어진 중화사상은 양국 관계만 악화시킬 뿐이니 반드시 자중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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