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 만이 만들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8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 배구장에서 KYK Invitational 2024 국가대표 은퇴경기 및 국가대표 은퇴식이 열렸다.
이날 은퇴경기에는 총 22명의 선수가 참석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팀 대한민국'은 김연경을 필두로 김수지, 도수빈(이상 흥국생명), 박은서(페퍼저축은행), 유서연(GS칼텍스), 김세빈(한국도로공사), 하혜진(페퍼저축은행), 한송이(은퇴), 황연주(현대건설), 김하경(IBK기업은행), 이윤정, 임영옥(이상 한국도로공사)으로 구성됐다.
이정철 감독이 지휘하는 '팀 코리아'는 양효진(현대건설)을 앞세워 김주향, 권민지(이상 GS칼텍스), 육서영, 김희진(이상 IBK기업은행), 고의정, 배유나(이상 한국도로공사), 임혜림, 이고은, 박혜진(이상 흥국생명), 채선아(페퍼저축은행), 김해란(은퇴)이 뭉쳤다.
이번 경기는 70점을 먼저 획득하는 팀이 승리하는 누적 점수제로 펼쳐졌고, 팀 대한민국이 70-60으로 승리했다. 김연경은 13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유서연도 13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팀 코리아에서는 김주향이 18득점을 내며 맹활약했다.
깜짝 손님들도 배구장을 찾아 자리를 빛냈다. 유재석은 배우 이광수, 나영석 PD, 김대주 작가와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앞서 김연경은 예능 프로그램 '틈만 나면,'에서 유재석이 "(배구장에) 온다고 온다고 약속을 하고 안 와"라며 서운함을 표시한 바 있다. 마침내 유재석이 배구장을 찾으며 두 사람이 배구 코트에서 만났다.
유재석은 "많은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가 영원히 김연경의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함께 배구장에 와서 응원을 즐기며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참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나영석 PD는 "김연경 은퇴경기를 직관할 수 있어 영광이다. 김연경 선수 은퇴는 반대입니다만, 언젠가는 해야하는 자리가 오늘인 것 같다. 오늘 경기도 즐겁게 봤다. 아쉽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남아서 길게 박수쳐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정말 고생하셨다"고 답했다.
이들 말고도 송은이, 정려원, 박소담 등의 연예인이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를 축하했다.
아리 그라사 국제배구연맹(FIVB) 회장도 축사를 남겼다. 그리사 회장은 "우리는 코트에서 그녀의 에너지와 헌신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녀의 힘과 재능을 그리워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저는 김연경 선수의 대회와 그녀의 다른 역할에서 매우 많은 사람들의 롤모델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애하는 김연경 선수, 우리 스포츠를 위해 해주신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당신의 퍼포먼스로 전 세계 팬들에게 영감을 주셔서 감사하다. 새로운 업적, 위대한 미래를 위해 축하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국가대표 은퇴경기 종료 후 국가대표 은퇴식이 진행됐다.
은퇴식에는 총 11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로배구 현역 선수로는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황연주가 참석했다.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해란, 한송이, 김사니, 이숙자, 이효희, 임효숙(임정은), 한유미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연경과 양효진은 2012 런던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까지 3개 대회를 함께 했다. 김수지도 두 선수와 함께 도쿄 대회에서 4강에 올랐다.
황연주와 김해란은 런던 대회와 리우 대회에 이름을 올렸고, 한송이, 김사나, 이숙자, 임효숙, 한유미는 런던 대회, 이효희는 리우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은 런던 대회에서 36년 만에 4강에 올랐고, 리우 대회에서는 8강에 진출했다. 도쿄 대회에서는 45년 만에 메달을 노렸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에 패했다. 당시 한국은 이재영, 이다영이 학교폭력 논란으로 이탈했지만, 김연경을 중심으로 양효진, 김희진, 박정아, 오지영 등이 '원팀'을 이뤄 4강의 신화를 썼다.
은퇴식에서 선수들은 꽃다발과 함께 국가대표 유니폼이 담긴 액자를 선물 받았다. 6천여 명의 관중은 선수단이 기념품을 받을 때마다 박수로 화답했다. 김연경은 공로패와 감사패를 추가로 받았다.
김연경은 "많은 분들과 국가대표 은퇴식을 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자리를 빛낼 수 있게 선배님들 한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여자배구가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도 선배님들이 없었다면 이뤄낼 수 없었다"고 공을 선배와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어 "오랫동안 태극기를 달고 뛰었다. 항상 태극마크를 꿈꾸며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2005년 그랜드챔피언스컵을 시작으로 국가대표 경력을 시작한 김연경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총 271회의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했다. 오늘(8일) 김연경은 정들었던 국가대표 유폼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한편 9일 같은 곳에서 김연경 초청 세계 올스타전이 펼쳐진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