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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쇼', 주인공은 천우희 [인터뷰]
작성 : 2024년 05월 28일(화) 08:21

더 에이트쇼 천우희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더 에이트쇼'의 주인공은 천우희다. 그가 가진 가장 얼굴을, 가장 새롭고도 완벽하게 그려냈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쇼'(The 8 show, 연출 한재림 감독)는 '더 에이트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더 에이트쇼'가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국내 1위에 차지한데 이어 2위 역시 천우희 주연작 JTBC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천우희는 "캡처해 놨다. 너무 기분이 좋더라. 둘 다 아예 다른 작품이고, 다른 장르고, 캐릭터도 아예 다르다 보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 최고"라며 "관객분들이나 시청자분들이 작품을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했다. 근데 내부적으로 봤을 때도, 주변에서도 긍정적인 대답들이 많아서 마음을 한시름 놨다"고 소감을 전했다.

더 에이트쇼 천우희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천우희가 연기한 8층은 한마디로 '도파민 중독자'다. 끝없는 재미를 추구하는 '더 에이트쇼'에서 주최자들과 마찬가지로 각 층들에게 끊임없이 재미를 요구하고, 이를 진심으로 즐긴다. 광기 어린 8층에 대해 천우희는 "전혀 외부적으로 가져올 만한 인물은 없었다. 대본으로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명확했다. 저나 3층 말고는 어떤 각성이나 변화가 있는 인물이 아니라 주어진 역할들이 명확했다. 한 명 한 명 인물들을 일관되게 보여주되, 어떻게 보면 너무 통속적이거나 일차원적으로 보일 수 있어서 제가 맡는 부분을 조금 입체적으로 살릴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접근했다"며 "감독님도 고민이 많으셨다. 8명의 인물 중에서 8층은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다. 그 캐릭터를 가만히 놓으면 너무 튈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환기를 시켜주고,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현장에서 매일 다 같이 조율해 나갔다. 제가 할 수 있는 영역들이 분명히 있는데, 그걸 다 보여주기엔 인물과 공간, 현장에서의 제약이 있다 보니 그런 걸 좀 내려놓고 안에서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8층과 천우희의 첫 만남은 단순했다. 천우희는 "저는 작품을 선택할 때 연민과 공감이 중요한 사람이다. 근데 8층은 완전히 반대에 놓인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연기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정말 어떤 정서도, 관계도 없는 인물을 호기심으로 접근했던 것이 큰 것 같다"며 "오히려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을 뿐, 처음 작품을 접했을 땐 구조가 재밌었다. 돈과 시간은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욕구 아니냐. 절대적인 시간과 상대적인 돈을 갖고 사회 현실을 풍자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제일 재밌었다. 제가 해본다면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단순한 호기심으로 접근했던 것이 크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투명한' 8층 캐릭터를 완성해 나가며 천우희는 한재림 감독과 무수히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천우희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땐 수위도 조금 있었다. 역할 자체가 과감해야 하고, 보여줘야 하는 것이 많고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감독님도 처음 만났을 땐 배우가 과감히 던지고, 열의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며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자신에게 역할이 왔을 때 최선을 다할 수 있고, 모든 걸 다 해낼 수 있다. 저는 그걸 번지점프라고 생각한다. 믿음과 신뢰가 주어지고, 그만큼의 울타리 안에서 안전장치가 있다면 무조건 뛰어내릴 수 있다. 저는 항상 그런 마음이다. 매 작품마다 번지점프를 하는 것처럼 굳거한 믿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더 에이트쇼 천우희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8층을 통해 천우희는 대중에게 새로운 얼굴을 각인시켰다. 늘 처연하고, 사연있던 천우희는 그야말로 '광인'으로 변신했다. 이에 대해 천우희는 "매 장면마다 번지점프를 뛰어내리는 기분이었다. 도전적인 장면들도 많았고, 스스로 보여줘야 하고, 스스로 뛰어넘어야 하는 장면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하고자 하는 것들, 내가 본능과 본성을 가지고 봉인해제해서 누군가를 다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되진 않았다. 제약들과 잘 타협하면서 해나가는 방식들을 찾아나갔다. 매번 현장에서 모든 배우들이 그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천우희는 "8층은 해석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대충 했다는 것은 아니"라며 "전체가 갖고 있는 메시지가 중요하고, 대면하고 있는 인물들의 모습이 각각 보여져야 했기 때문에 이 이야기 구조 안에서 내가 가장 명확하게,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동시에 한편으론 어려웠다. 이해되기 정말 어려운 인물이다. 근데 그런 인물을 어떻게 납득시켜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천우희는 "지금까지 연기했던 배역들은 단벌신사가 많았는데 이번엔 아주 원 없이 의상을 갈아입었다. 동시에 배우한테 섹슈얼한 매력이 있다는 건 큰 감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키가 크거나 몸매가 엄청 훌륭하거나 이러진 않아도 연기적으로 보여주는 건 느낌이 다르더라. 굉장히 새롭고, 낯설지만 즐거웠다. 그런 표현력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작품이 아니면 또 언제 해볼 수 있을까 싶어서 마음껏 표출해내고 싶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천우희는 "8층은 무료함을 없애고 싶었던 사회 부적응자라고 생각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 이 공간 안에 왔을 때 권력을 쥐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쾌감이라고 느꼈던 것"이라며 "자신만의 유토피아가 됐다. 순간적으로 봤을 땐 어느 순간 '주최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혼란스럽게끔 만들지만, 결국 이 사람도 참여자다. 그냥 그 안에서 행위를 같이 벌이고 있는 참가자인데 전혀 괴로운 마음보단 이 유희들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더 에이트쇼 천우희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아울러 천우희는 "이번엔 정말 '내려놓음'의 연속이었다. 제가 도장 깨기 하듯이 이겨냈다기 보단, 오히려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었고, 제 마음 같지 않을 때도 있었고, 새로운 것들에 도전함으로써 오는 스스로에 대한 좌절감이나 실망감도 있었다"며 "그 모든 것들이 합쳐지니까 저한텐 모두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오더라. 그 내려놓음을 인정하는 순간, 그때부터 성장이 이뤄진다고 발견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천우희는 "저한텐 머물러있지 않고 싶은 욕구가 제일 크다. 연기를 할 때도 '이게 될까' '어렵지 않을까'부터 단순하게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까지 여러 고민이 들 수 있지 않냐"며 "제가 배우를 평생 하고 싶기 때문에 앞으로 제 방향성을 가지고 그 영역들을 확장시켜 가면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싶다. 지금까지 했던 선택들이 제 의지와 상관없이 선택할 수도 있고, 제 마음 같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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