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구하라, 정준영, 승리, 최종훈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마약, 불법 촬영, 유명 연예인들과 경찰의 유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이른바 '버닝썬 사태'의 핵심 제보자가 故 구하라인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BBC 다큐멘터리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 편이 공개됐다.
이날 그룹 빅뱅 출신 승리, 가수 정준영, 그룹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 등의 성범죄 행위 증거가 담긴 메신저 대화방을 최초 보도한 강경윤 기자는 "대화록에서 크게 성범죄와 경찰 유착, 두 문제가 드러났다"며 "관련 인물들이 실존 인물인지, 풀리지 않는 숙제였는데 구하라가 등장해 물꼬를 터줬다"고 설명했다.
당시 구하라는 강 기자에게 연락해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강 기자는 정준영 단톡방에 등장하는 경찰의 존재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다.
구하라는 연습생 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최종훈에게 전화해 그들의 채팅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의 실명을 알아냈다. 이를 통해 윤 모 총경의 이름이 세간에 밝혀졌다.
앞서 구하라는 전 연인의 폭행, 불법촬영 혐의 등으로 법적공방을 이어온 바 있다. 본인 역시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였던 구하라는 '정준영 단톡방'에서 벌어진 불법 촬영물 사태에 힘을 보탰다. 다만 구하라는 지난 2019년 세상을 떠났다.
'버닝썬 사태'가 세상에 밝혀진 뒤 승리는 성매매·성매매 알선·성폭력처벌법·특정경제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업무상 횡령·식품위생법·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수폭행 교사 등 총 9개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후 지난해 2월 출소했다.
정준영은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년,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시설 5년 취업제한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정준영 측은 항소했고, 재판부는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5년 취업제한을 명령, 올해 2월 19일 만기 출소했다. 최종훈 역시 집단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로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피해자는 떠났고, 가해자들은 세상에 나왔다. 현재 승리는 해외 등지를 돌며 호화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고, 최종훈은 일본을 기반으로 연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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